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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 저렴? 다이렉트보험 ‘불편한 진실’
위험보장 단순화·보장범위 좁혀 착시현상
일부는 오프라인보험료보다 비싸기도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를 최대한 줄여 보험료를 낮추었다는 다이렉트 보험상품.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료 거품을 빼 고객의 금전적 부담을 줄였다며 젊은층을 타깃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다이렉트 보험이 일반 오프라인 조직(설계사, 대리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에 비해 과연 저렴한 것일까. 보험전문가들은 다이렉트 보험이 일반 보험상품에 비해 저렴하다는 선입견(?)에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이렉트 보험상품이 마냥 보험료가 저렴한 것 처럼 알려지고 있으나, 사실과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보험사의 오프라인 보험상품과 비교할 경우 다이렉트 보험상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할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동일한 상품이 한 보험사에서만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최근 보험상품의 단순화를 콘셉트로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나선 H생명의 정기보험과 일반 오프라인 보험상품인 H손해보험사의 건강보험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40세 남성의 경우 보험기간 20년, 납입기간 20년 기준으로 주계약 1억원 등 동일한 보장설계를 통해 보험료를 산출해 보면, H생명의 다이렉트 정기보험은 동일 보장기준으로 보험료가 4만100원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상품인 H손보사의 보험료는 약 3만7000원에 불과했다. 20년을 납입기간으로 설정한 만큼 납입기간이 만료되는 60세 때 두 상품의 보험료는 무려 95만원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동일 기준으로 상해보험을 비교해도 H생명의 다이렉트 보험은 8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지만, H손보사의 보험료는 6060원이다. 이 또한 납입기간 20년이 지난 시점의 보험료 차이를 비교하면 다이렉트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무려 46만원을 더 내는 셈이다.

최근 생명보험사든 손해보험사든 경쟁적으로 개발해 출시하고 있는 암보험 역시 다이렉트 상품이라고 해서 오프라인 보험상품에 비해 저렴한 것은 아니다.보험사들이 설계사들이 판매하는 오프라인 보험상품에 비해 다이렉트 보험상품이 저렴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위험보장을 단순화해 보장금액을 낮추고, 보장범위를 좁힌 데 원인이 있다. 즉 위험보장을 단순화하고 적게 보장하는 만큼 보험료가 저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란 의미다. 따라서 다이렉트 보험상품이라고 해서 보험료 자체가 저렴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통합보험의 보험료가 비싼 것처럼 인식되는 이유도 상대적이라는 게 보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즉 정기보험에 가입하고, 상해보험, 암보험, 건강보험 등 각각의 보험상품에 따로 가입할 경우 개별 보험료 부담이 적어 보이지만, 이를 모두 가입했을 경우 보험료 부담은 만많치 않다. 반면 통합보험은 이 모든 상품들의 위험담보를 모두 보장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10원씩 5개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나, 50원짜리 통합보험에 가입할 경우 그 가치는 비슷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각종 광고를 통해 다이렉트 보험상품의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품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의 일종일 뿐”이라며 “보장범위, 보장금액 등 상품의 품질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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