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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첩보원
페기 리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멜랑콜리한 50년대 영화 ‘자니 기타’의 주인공 로간은 한때 이름이 짜한 총잡이였지만, 총을 버리고 대신 기타를 메고 떠돈다. 묘한 감상에 젖은 채 그는 옛 애인 비엔나가 운영하는 술집을 찾아 온다. 그러나 애인과의 재회는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비엔나를 쫓아내려고 마을 주민들이 불을 지르고 총을 쏴대며 겁박하자, 그는 위기의 순간 기타를 버리고 다시 총을 잡는다.

기타는 낭만과 평화의 상징이지만 위협으로부터 비엔나를 구해 주진 못한다. 광풍처럼 몰아친 매카시 열풍의 풍자이기도 했던 이 영화에서 고독한 총잡이 역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스털링 헤이든은 제2차 세계대전 중 CIA의 전신인 전략정보국의 첩보원으로 활동했다. 헤이든은 유고슬라비아 파르티잔에게 총기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고 유고와 파시스트 정권이 장악한 이탈리아를 통해 획득한 물품과 정보를 미 전략사무국에 전달하는 핵심역할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티토 정권과 친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첩보원으로 활동한 의외의 인물 중에는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하고 메이저리그의 선수로 뛴 모 버그가 있다. 그는 독일의 나치 정권이 원자폭탄을 설치했다는 소문이 거짓이라는 것을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공적인 첩보활동 후 은퇴해 흩어졌던 레전드급 CIA요원들이 최근 다시 뭉쳤다. 최강의 살상무기 ‘밤 그림자’를 제거하라는 명령에 모처럼 전설들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영화 ‘레드: 더 레전드’의 이야기다. 영화배우 이병헌이 브루스 윌리스, 앤서니 홉킨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레드’가 개봉 닷새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병헌 효과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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