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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바꾼 한마디-태종>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
태종 4년 2월 8일. 태종이 사냥에 나가 노루를 쏘다 말에서 떨어졌다. 일어나 좌우를 둘러보던 태종이 말한다. “사관이 알게 하지 말라.”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는 “알리지 말라”는 내용까지 기록해 뒀다.

태종 1년 4월 29일. 사관 민인생이 편전에 들어온다. 태종은 “들어오지 말라”고 말한다. 민인생은 “사관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어떻게 기록하겠습니까”라고 물러서지 않는다. 태종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이곳은 내가 편히 쉬는 곳, 들어오지 말라”고 다시 말한다. 하지만 인생은 “신이 곧게 쓰지 않는다면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라고 굽히지 않는다.

직필(直筆)과 하늘(백성)을 앞세워 기록을 남기려는 사관, 이를 멀리 하려는 국왕은 늘 갈등관계였다.

국민들을 더욱 무덥게 만들었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논란은 결국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지금부터 600년 전 조선 초 태종 때보다 못한, 역사를 보는 통치자와 정치인의 민낯이 부끄럽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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