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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있는 명소] 부안 채석강--노을 질 때면 연인들의 사랑도 황금빛으로 채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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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있는 명소] 부안 채석강--노을 질 때면 연인들의 사랑도 황금빛으로 채색된다
기사입력 2013-07-22 08:11

[헤럴드경제=부안] 부안 청년 태찬은 서천에 사는 여자친구 혜미에게 함께 여행 가자며 손을 잡아끌었다.

1988년, 갓 21살인 혜미는 태찬이 좋기는 했지만 단둘이 여행가는게 조금은 불안했다. “어디로 갈거야?” 혜미가 궁금해 하자 “우리 동네 채석강이 참 좋거든. 사람들이 아주 많이 와”

채석강이라는 말에 혜미도 솔깃했다. 태찬은 혜미에게 채석강을 구경시켜 주겠다며 함께 여행을 떠났다. 가도가도 채석강은 안나오고 차는 산 속으로만 들어간다.

채석강. 7000만년간 책을 쌓아온 듯한 바위. 자연이 우리에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혜미는 슬쩍 불안했다. “무슨 채석강이 자꾸만 산 속으로 들어가지?”

“응, 여긴 선운사야. 고창 선운사” 태찬은 이제서야 목적지가 변산반도 채석강이 아닌 고창 선운사임을 토로했다.

어차피 단둘이 떠난 여행, 채석강 가면 어떻고 선운사 가면 어떻길래…무슨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었을까. 있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산과 바다 그리고 각종 명승지가 많아 여행객이 즐겨찾는 고장이다. 젊은 연인끼리 추억의 여행을 즐기는 아름다운 바다, 채석강도 ‘변산 비경’의 일등공신이다.

채석강에서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하면 사랑도 예쁘게 채색된다.

그런데 채석강(彩石江)에 이 고장 부안 사람들은 연인과는 절대로 안간다. 부안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채석강을 ‘돌 깨는 작업장인 채석장(採石場)’으로 부르기도 한다. 연인과 함께 가면 ‘채석장 돌이 깨지듯 사랑이 깨진다’는 속설을 품고 산다. 그래서 데이트하러 안간다.

태찬이 선운사로 갔던 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채석강 구경’시켜주겠다는 말은 ‘미끼’였다. 선운사로 간 태찬은 혜미를 사흘간 산 속에 붙잡아 둠으로써 ‘성공적인 작업’을 완수해 어린 나이에 결혼하기에 이르렀다. 부안 청년 태찬이 보여준 ‘작업의 정석’은 ‘채석강 피해 가기’였다.

그리고 결혼 후 근처에 살면서도 3년 동안 혜미가 놀러가자던 채석강에 얼씬도 안했다. 3년이 지난 후 아이를 둘 낳고 처음으로 마을의 시동생뻘 되는 사람을 하나 더 끼워 겨우 채석강을 구경시켜 줬다. 그리고 혜미는 지금 중년으로 접어드는 나이, 전주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

코 앞에 두고 참 멀리 돌아돌아 채석강으로 간 사람들이다. 외지인이 듣기엔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속설이다. 이 아름다운 곳, 연인과 함께 하면 더 아름다울 채석강에 연인과는 절대로 가서는 안된다고 믿는 주민들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이런 말을 들은 이상 외지인도 연인과 채석강에 가기가 두려워질 법 하다. 좀 찜찜하겠다. 

채석강에 몰려든 여행객들.

속설은 어디까지나 속설일 뿐이지만, 그래도 이 속설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이 멋진 곳에서 연인과 함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 한 페이지를 그려볼 방법은 없을까. 이왕이면 그래야 개운할텐데 말이다.

다행히도 찜찜한 마음을 씻어 줄 방법이 있다. 세상엔 항상 ‘부정의 힘’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긍정의 힘’도 있기 마련이다. 그걸 못 보면 균형을 잃겠지만, 어딘가엔 그 부정을 희석시켜 줄 긍정의 힘이 있다. 이 채석강에도 마찬가지로 연인들의 사랑을 지켜줄 ‘바람막이’가 있다.

어차피 속설이니 대응도 속설로 해도 좋을 듯 하다. 채석강에 있는 격포해수욕장에는 그다지 예쁠 것도 없는 인어상이 하나 있다. 이름은 ‘노을공주’다. 이 노을공주에게 소원을 빌면 아름다운 사랑을 보장해 준다. 소원만 잘 빌면 ‘돌 처럼 깨질 사랑’도 ‘돌 보다 단단한 사랑’으로 만들어 주는 인어상이다. 그 대신 바위가 미끄럽고 위험하므로 가까이 가기 보단 멀리 안전한 곳에서 바라보는게 좋겠다.

소원도 잘 들어주는 착한 인어아가씨.

안 좋은 속설을 극복해 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어딘가에 가서 서로 소중한 마음을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순수하고 고결한 일인가. 채석강에 가면 그냥 그렇게 순응해서 받아들여보는 것도 괜찮겠다. 아름다운 우리강산 곳곳에서 내가 고개를 살짝 숙일 대상물이 있다는게 고마운 일이다.

이 인어상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채석강 앞바다의 대참사를 겪은 후 이들 넋을 위로하고 향후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세워졌다. 그 좋다는 충남 보령에서 돌을 가져와 간절한 염원을 기리며 세운 상이다.

20년 전의 대참사는 여객선의 무사안일과 과욕이 부른 참변이었다. 지난 1993년 10월10일 채석강에서 아련히 보일듯 말듯한 섬, 위도에서 이곳 격포항으로 오던 여객선 서해페리호가 침몰해 292명의 사망자를 낸 비극이다. 정원이 221명인 페리에 362명을 태웠다. 무려 141명이 초과 승선한 상황. 360여명 탑승에 안전요원이라고는 단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설마” 하는 방심이 씻을 수 없는 화를 불렀다. 당시 사망자 중에 위도 주민이 63명으로 이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갈 수 없었던 주민 200여명이 결국 위도를 떠났다. 이제 위도에서는 위령제로, 격포에서는 인어상으로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채석강의 이 풍경 저 풍경.

채석강(彩石江), 얼핏 들으면 한강, 금강, 낙동강 처럼 ‘강(江)’으로 들린다. 글자로는 ‘강(江)’이 맞다. 그런데 바닷가 절벽 암반이다. 채석강은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李太白)이 술에 취해 강물 속의 아름다운 달을 잡으려다 빠졌다는 채석강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태백이 놀던 채석강과 흡사하리 만큼 아름다워서 차용했다고 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해수면 아래로 보이는 암반의 색이 영롱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필자는 이날 인근의 1400년 고찰 내소사를 아주 느린 걸음으로 여행하고 해가 떨어지기 직전 채석강으로 왔다. 운무 때문에 황홀한 석양은 없었지만 흐릿한 노을 빛을 받으며 끊임없이 몰려드는 각양각색 사람들 구경도 즐거웠다. 흐릿한 태양은 일렁거리는 바닷물에 반사돼 빛나고 그 사이 채석강 암반 위를 걷는 사람들은 마냥 행복해 보인다. 깜깜한 밤, 저 바닷물결에 밝은 달빛이 쏟아지면 어떤 모습일까. 잠시 생각해봤다.

잘 생긴 남학생과 더 예쁜 여학생의 저녁놀 데이트.

7000만년 전부터 오랜 세월 바닷물에 깎인 퇴적층은 마치 수 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한 거대한 모습으로 장관을 이룬다. 파도가 일렁이는 그 절벽 앞에 서면 유구한 세월과 자연의 신비감이 어우러져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경치가 있다는게 한없이 감사할 뿐이다.

검게 보이는 바위들, 절벽은 층층이를 이루고 해안가 바닥에는 끝없는 바위멍석을 깔아놓은 것 같다. 썰물 때 암반의 장관은 그 위용을 잘 드러낸다. 모래여야 할 자리에 암반이 깔려있다. 그 검은 바위 위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그대로 한 장의 흑백사진이 된다.

이태백이 풍덩 뛰어들 만큼 충동을 느끼게 한 채석강, 여기선 모터보트 타고 바닷물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채석강의 저녁 노을은 '사랑의 물감'이다.

채석강에서 또 한가지 재밌는 것은 횟집 여사장님들이 한결같이 다 미인이란 것이다. 부안군 관광해설사 김유경 선생님은 “채석강에 놀러 왔던 예쁜 아가씨들을 모두 여기에 주저앉혀 안식구로 만들었기 때문” 이라며 재밌게 설명해 주셨다. 그래서인지 정말 모두가 미인들이다. 이곳 남성들만의 비법이 있는 듯 했다. 김 선생님은 그런데다가 회를 많이 먹으면 또한 피부도 고와지고 예뻐진다고 곁들여 말씀하신다. 어쨌든 채석강은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사는 곳이다.

………………………

■ 채석강 암석 : 부안의 대표적인 관광지 채석강은 선(先) 캠브리아대(代) 화강암, 편마암이 기저층을 이루고 있고 중생대 백악기인 약 7000만년 전에 퇴적한 성층으로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 겹겹이 층을 이루게 됐다.

그 숱한 세월 동안 파도에 씻기면서 묵묵히 버틴 바위가 깎이고 씻겨 절벽을 이루었고 그 절벽은 다시 동굴을 빚어 대장연의 신비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채석강 바닥의 암석. 썰물 때에는 바닷 속 바위가 된다.

격포리층을 호소환경에서 퇴적된 규산염 암편 및 화산암편으로 구성된 퇴적층으로 두께는 약 300m정도라고 한다. 하부에는 역암이 분포하고 상부로 백색의 사암, 회색 내지 흑색의 셰일, 이암으로 구성되는 상향세립의 특성을 갖고 있다.


■ 채석강 주변 명소 : 채석강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서쪽 끝에 있다. 자연이 빚은 기암괴석 채석강에는 격포항이 있다. 격포항은 옛날 수군 진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수군별장, 첨사 등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전라우수영 관할의 격포진이 있었던 곳이다.

위도 ,왕등도, 홍도 등 서해 도서와 연계된 해상교통의 중심지이자 칠산어장을 감싸고 있는 어항이기도 하다.

채석강 옆엔 격포해수욕장이 있고 그 언덕 위에는 대명리조트가 여행객을 품는다. 

해변의 연인, 이곳에 서면 폼도 절로 나온다.

여기서 북쪽해안으로 이어진 1km 지점에 채석강과 비슷한 자연경관을 갖춘 적벽강이 있다. 개양할머니 전설도 아름답다. 놓칠 수 없는 명소다.

전라좌우영 촬영세트장과 영상테마파크 등도 가까이 있으며 부안의 대표브랜드 누에타운도 볼 만 하다.

또 머잖은 곳에 고사포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 상록수해수욕장, 곰소염전과 명찰 내소사도 있다. 격포항, 곰소항 주변에 횟집과 해산물 먹을거리가 풍성해 변산반도는 여행객들의 천국이다.

글ㆍ사진=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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