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3년차 직장인 피부관리는 기본, 목소리 매너스쿨·스타일스쿨까지…
“ 가꿔라”…당신의 외모가 직장생활을 좌우한다
표정·태도·스타일 등 종합적 외면 포함
전체 직장인 94% “외모가 경쟁력”

외모관리 나선 40대 전자회사 팀장
“안경테는 뿔테로, 의상은 캐주얼로…
후배들이 스마트하다고 평가해줘


30대 초반의 광고회사 AE인 여성 김모 씨. 그녀는 올 초 ‘입꼬리 성형’을 했다. 입꼬리를 올려줘서 자연스럽게 웃는 인상을 만드는 수술이다. 입의 가장자리 피부와 근육을 재배치하는 수술인데 보통은 연예인들이 많이 한다.

160㎝대 후반의 큰 키에 서구적이고 지적인 인상의 미인형인 김 씨가 성형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지적이고 때로는 사색적인 느낌의 얼굴이 이성에게는 ‘매력포인트’였지만, 업무적으로는 마이너스포인트였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자주 해야 하는데 다소 차갑고 우울해 보이는 김 씨의 얼굴이 광고주들에게 은연중에 네거티브하게 작용했다.

김 씨는 “입꼬리가 처져 있어서 우울해 보인다거나 화난 것처럼 보인다는 소리를 전엔 들었는데 (수술 후에는) 프레젠테이션 때도 전보다 에너지가 넘친다든가, 전달하고자 하는 게 분명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그는 “성형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업무적으로 전보다 더 인정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직장인에게 외모 가꾸기는 이제 ‘잘생기기까지 하면 다홍치마’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인정받고 사람들을 끌기 위해서 외모경쟁력은 반드시 갖춰야 할 미덕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비호감’이었던 직장인들이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외모를 가꿨다면, 이제는 성공하기 위해 외모를 가꾸는 직장인들이 늘었다. 

직장인에게 외모 가꾸기는 이제‘ 잘생기기까지 하면 다홍치마’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인정받고 사람들을 끌기 위해서 외모경쟁력은 반드시 갖춰야 할 미덕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외모를 가꿨다면, 이제는 성공하기 위해 외모를 가꾼다. 사진은 미소가 아름다운 아시아나 승무원들. [헤럴드경제DB]

실제로 많은 설문조사 결과가 이런 달라진 사고를 보여준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생활에서 외모가 지니는 경쟁력에 대해서는 61.5%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매우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응답도 32.5%나 됐다. 전체 직장인의 94% 정도가 외모가 능력의 일부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직장인들이 말하는 좋은 외모란, 단순히 예쁘고 잘생긴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를 하는 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상이나 표정ㆍ태도ㆍ스타일 등의 종합적인 ‘외면’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젊은 직장인, 영업사원들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외모나 ‘산뜻한 첫인상 가꾸기’ 바람이 불고 있다. 성형을 하고 미용실에 다니며 화장품 등으로 피부관리를 하는 ‘일차적 관리’ 수준을 넘어 스피치학원에서 목소리를 다듬거나 매너스쿨에서 웃는 법ㆍ손동작ㆍ인사법 등 행동 패턴까지 익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다.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생활 중 거래처나 동료에게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인 중 가장 비중이 컸던 것은 ‘얼굴 표정’(74.5%)과 ‘외모의 준수한 정도’(49.4%), ‘차림새’(40.0%) 등이었다. 그만큼 외모관리의 범주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불황 속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고학력화로 실력ㆍ능력이 기본이 되는 시대가 되면서 매력적인 인상이 주는 효과가 커졌다. 좋은 인상은 인사나 승진에도 작용한다.

모 대기업 국내 마케팅 파트에 근무하고 있는 입사 3년차 남성 A 씨의 경우는 올 초 주말을 이용해 3주 코스의 스타일ㆍ매너스쿨을 다녔다. 동글동글한 호감형 얼굴의 그는 다소 작은 키 덕분에 ‘착하고 성실하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좀 더 자신을 회사에 어필하겠다는 생각에서다.

A 씨는 “해외 관련한 업무에 관심이 많아 올해 말에 있을 인사 전에 해당 부서 임원 눈에 띄고 싶다”면서 “장기적으로는 3~4년 뒤에 있을 지역전문가 선발에서도 선택받고 싶은데 그러려면 동료나 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서 외모 가꾸기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40대 이상의 중년들에게도 감지된다. 특히 창조경제가 국가와 기업의 화두가 되면서 전에 없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스마트 열풍이 불고 있는 전자업계나 소프트웨어업계에서 두드러진다.

40대 중반의 모 전자회사 팀장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외모관리에 나섰다. 그의 목표는 동안이다. 이를 위해 안경테를 스타일리시한 뿔테로 바꿨고, 전에는 거들떠도 안 보던 캐주얼의류 구매도 늘렸다. 올해부터는 신촌의 대학가에 있는 미용실도 다닌다. 그는 “완고하고 늙어보이는 내 외모가 젊은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아이템 개발에 벽이 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어서 변신을 선택했다”면서 “처음에는 귀찮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내 조사에서 후배들이 외모관리가 잘돼 있는 선배들에 대해 ‘더 스마트하고 창의적으로 사는 것 같다’고 평가한 결과를 보고서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