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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운오리’원자재펀드…기다릴까 손 털까
美출구전략·中경제둔화 악재에 원자재값 추락…이집트 시위에 유가 들썩, 금 저가매수도 관심…다시 효자노릇 할지 주목
한때 효자 노릇을 했던 원자재펀드가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 올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달러 강세 및 유동성 축소 우려로 원자재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원자재의 블랙홀’ 중국의 경제 둔화로 원자재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집트 시위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최근 유가가 들썩이자 원유펀드 등의 수익률이 살아나고 있다. 국제 금값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해 일부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연 원자재는 부활할 수 있을까?

▶금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꼴찌=2011년 온스당 1900달러에 달했던 금값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말 1200달러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및 안전자산으로 인기를 누렸던 금의 지위가 무너졌다. 이에 따라 과거 인기를 누렸던 금펀드도 빛을 잃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5일 기준 금펀드의 수익률은 23.78%로, 각종 유형의 펀드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이다. ‘블랙록월드광업주’ ‘미래에셋로저스커머디티인덱스특별자산’ ‘신한BNPP골드’ 등 설정액이 큰 원자재펀드의 수익률도 연초 이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삼성KODEX은선물ETF’는 34%나 하락했고,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ETF’는 24.6%, ‘삼성KODEX골드선물ETF’는 23% 각각 내렸다.

연초 이후 ETF를 제외한 원자재펀드에서 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금, 원유, 농산물 등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역시 급격히 줄었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런던 금 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발행 규모는 476억원으로, 지난 2월 5256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런던 은 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6월 발행 규모는 360억원으로, 전달(880억원)에 비해 60%나 줄었다. 은값은 지난해 온스당 35달러에서 이달 19달러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산업용 수요가 큰 은 가격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파생상품팀 마케팅팀장은 “원자재값이 하락하면 DLS 투자의 적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빠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오히려 줄었다”며 “가격이 바닥이어도 향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야 하는데,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원자재값, 바닥 쳤나=최근 금값이 반등하면서 1300달러에 다가서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10달러 근처로 올라서는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16.7%로, 해외주식형(-5.2%) 펀드 등을 앞지르고 있다.

유가 상승은 이집트 사태와 미국 드라이빙 시즌 수요 등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버냉키 쇼크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원유에 몰려 급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는 9월 이후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할 때 원자재 지수는 3분기에 바닥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구리값은 기존 지지선인 t당 6800달러, 은값은 마지노선인 온스당 18달러를 무너뜨리지 않고 반등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기술적 반등 이후 바닥을 다시 테스트하는 과정이 나타나겠지만 큰 폭의 하락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의 경우 이집트 사태가 2010~2011년 ‘아랍의 봄’ 때와 달리 국지적 소요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강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유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름이 지난 후 수요 모멘텀이 약해지고 공급 증가로 수급이 완화되면 유가는 하향 안정화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금값은 인도의 루피화 약세 등으로 실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해 2월부터 금과 관련된 상장지수상품(ETP)의 금 보유량은 8500만온스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6500만온스까지 줄었다”며 “금값은 미국의 본격적인 통화 긴축이 끝날 때까지 상당 기간 낮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보다는 더 저평가된 은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아원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미 생산원가 수준을 넘나드는 은 ETF 실물보유량은 최근 들어 증가로 전환된 반면, 금은 아직까지 생산원가보다 소폭 상단에서 거래돼 ETF의 실물보유량은 여전히 감소 추세”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은이 금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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