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걷어올린 소매 아래 탄탄한 팔…그 위에 반짝이는 남자의 ‘물건’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여성보다 스타일링에 제약이 많은 남성에게 시계는 오랫동안 중요한 아이템이었다. 기능성으로 위장했지만, 핵심 패션 소품이었다. 요즘엔 시계 자리에 ‘다른 녀석’이 들어앉았다. 치장이 간편하다는 것 외에도 타고난 팔근육 모양, 입는 옷에 따라 그 효능(?)이 달라진다는 게 공통점이다. 2~3개 가죽 끈이 꼬여진 스트랩은 기본, 메탈 혹은 비즈 제품까지 다양하다. ‘멋남’의 필수조건, 팔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남자의 물건은 바로 팔찌다.


# 양복 입은 백발의 노신사…조용히 묻지요. “팔찌 어디 있습니까?”

머리가 헝클어진 것도 모른 채 일에 열중하는 한 남자. 팔을 걷어붙인다. 대충 접어 올린 셔츠 소매 아래로 드러난 탄탄한 팔근육, 그 위에 큼지막한 시계와 세련된 검정 가죽팔찌가 돋보인다. 여성들이 이 장면에 열광(?)한다. 셔츠와 시계는 긴장감을 주는 요소다. 그래서일까. 슬그머니 드러나는 팔근육은 더욱 섹시해 보인다. 접어올린 소매는 여유로움의 상징, 팔찌는 화룡점정이다. 멋까지 갖췄다. 그 순간 이 남자는 일에 있어선 전문적이고, 성격엔 여유가 묻어나며, 패션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진 완벽한 남자로 재탄생한다. 중요한 건 이런 ‘매력남’이 최근 급속하게 증가했다는 것.

편집숍 분더샵 청담점의 안대규(32) 사원은 “3년 전만 해도 ‘팔찌는 무슨, 남자가 그런걸 왜…’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3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 팔찌 등 액세서리류를 찾는 남성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전한다. 


때론 양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백발의 노신사도 “팔찌가 어디 있느냐”고 할 정도다.

안 씨는 “간혹 이름난 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이 있긴 하지만 팔찌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패션업계 종사자나 관계자는 아니다”며 “평범한 남성 직장인을 비롯해 개인사업을 하거나 중견기업 CEO가 많다”고 덧붙였다.


# 남자의 팔찌…어떻게, 몇 개나 착용해야 부담스럽지 않을까

남성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소재는 다양하다. 보편적인 건 가죽끈이다. 여기에 요즘엔 계절감을 고려해 실버 등 메탈 제품도 잘 나간다. 시원해보이고, 실제로 팔에 닿는 느낌도 시원해서 인기다.

팔찌의 매력에 막 빠지기 시작한 남자는 아예 직접 만들기도 한다. 원하는 모양대로 디자인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보다 실제적인 이유는 ‘돈’ 때문이다.

분더샵 등 주요 남성 전용 패션 편집숍에서 판매하는 팔찌는 10만~20만원대 후반. 비즈ㆍ원석 등 부자재를 사서 제작하면 원가 1만~2만원에 해결된다. 물론 생업을 제쳐두고 5~6시간 꼬박 수고해야 10만원을 아낄 수 있다. 


LG패션 홍보팀의 지승렬(32) 씨는 “한때는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짬을 내서 직접 만드는 데 푹 빠진 적도 있다”며 “힘들기는 하지만, 3~4개 정도 겹쳐서 착용하려면 금전적인 부담이 꽤 컸다”고 설명했다.

지 씨와 같은 ‘팔찌 마니아’는 한 개가 아니라 2~3개, 심지어 패션잡지에서 본 듯한 이탈리아 남자처럼 5~6개를 겹쳐 착용하기도 한다. 그것도 가죽이나 메탈이 아니라 원석ㆍ비즈 소재를 섞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팔찌 입문자’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분더샵의 안대규 사원은 “입문자는 2개를 겹치는 게 가장 적당하다. 하나는 단순하게, 하나는 조금 튀는 걸로 맞추면 세련돼 보인다”며 “이때 색은 비슷한 계열로 맞추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선호되는 스타일은 꼬임이 있는 가죽 스트랩에 실버제품을 함께 착용하는 것. 단, 이때 주의할 것은 두 소재 모두 고급스럽기 때문에 ‘실팔찌’ 등 너무 캐주얼한 소재를 겹치지 않아야 한다. 자칫 팔목이 무게감을 잃고 ‘실없어’ 보일 수도 있다.

패션 홍보ㆍ컨설팅 전문회사 에이피알(APR)의 박가영(32) 과장은 “우락부락한 팔목 위에 너무 가느다란 ‘실팔찌’를 한 남성을 보면 어딘지 어색하고 민망하다”며 “두꺼운 황금목걸이를 옷 밖으로 내놓은 남자만큼이나 ‘비호감’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pd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