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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수기 전셋값의 이유있는 강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전세 거래가 급감하는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전셋값 고공행진이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오히려 전셋값 상승폭은 더 커지는 ‘이상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8~12일) 서울 전세는 0.08% 올라 주간 상승률 기준 2011년 9월 셋째주(0.08%) 이후 93주 만에 오름폭이 가장 컸다. 이달 들어 첫째주 0.7% 오르더니 상승곡선이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올 상반기 3.25% 올라 작년 같은기간 변동률(1.71%)의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수도권 전셋값도 올해 3.35% 뛰어 작년(1.97%)보다 70% 이상 많이 올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봄과 가을 성수기 때 전셋값이 상승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올핸 이례적으로 비수기인데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매매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급불균형이 전세난 키워…수요 급증 & 물량 급감=하절기 주택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이상 급등하는 이유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이 부동산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8로 2011년 9월(187.6) 이후 가장 컸다. 그만큼 공급부족 현상이 심하다는 뜻이다.

임대시장에서는 전세 거래 비중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전세거래지수’는 27.7에 그치는 등 낮은 숫자를 보였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다수 집주인이 매달 일정한 수익을 얻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임대시장에서 전세 물량이 지속적이면서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시장의 주요 공급 루트인 새 아파트 입주도 올들어 급감하는 양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 물량은 18만9739가구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20만가구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입주물량은 지난 2008년 32만가구의 60%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서울의 입주물량은 2만1000여가구로 2008년(5만5000가구)의 38% 수준이다.

반면 전세 수요는 많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신혼부부 등 신규 주택 수요자들이 전세를 선택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또 다른 변수다. 현재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중 이주 전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인가가 난 사업장은 49곳, 3만여가구에 달한다.

▶서민위한 전세지원제도가 전세난을 키운다고?=전세 거주 서민을 위해 전세 대출을 확대하는 지원 대책도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세입자 지원 방안으로 전세자금 저리 대출을 늘리는 정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전세금 대출 금리는 4% 안팎으로 낮아졌다.

세입자 입장에서 볼때 전세대출을 받아 은행이자 부담하며 전세로 사는 게 월세로 전환하는 것 보다 경제적인 부문에서 훨씬 유리한 셈이다. 결국 집주인을 전셋값을 적당히 올리고 세임자는 전세금 대출 제도로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우리ㆍ국민ㆍ기업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09년 말 1조원에서 올해 6월 말 10조3800억원으로 10배이상 늘었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 연구소장은 “저금리와 쉬워진 전세자금 대출로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는 여건이 조성됐다”며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에게도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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