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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군인의 휴가…“돈만 있으면”
[헤럴드생생뉴스] 북한 군인도 휴가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

하지만 모든 병사에게 정기적인 휴가를 주지 않는다. 공로가 있는 극소수만 혜택을 받는다.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7일 북한 군인의 휴가에 대한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1년 탈북한 제대군인 출신 이혁민 씨는 “특별한 공을 세웠을 때 표창휴가가 있다”면서 “1만명 여단에 표창휴가가 2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 확률에 당첨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제도 상에만 휴가가 있고 실제로는 없다고 보면 된다. 군 생활 중에 단 한 번도 휴가를 가본 적이 없을 뿐더러 우리 부대에서 휴가를 다녀온 사람은 없다. 가끔 영양실조로 거의 죽게 될 경우 치료휴가라는 것이 있다. 군에서 책임지지 못하겠다고 판단되는 경우 고향집으로 보내 몸을 추스르고 돌아오라고 보내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제대 후 집에 가보니 어머니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시는 등 거의 돌아가실 지경이더라”면서 “군대에서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다면 어머니의 얼굴을 더 자주 볼 수 있었겠지만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뉴포커스

반면, 2012년 탈북한 임호진 씨의 의견은 달랐다. 임 씨는 “부대 마다 다르다”면서 “한 달 동안의 휴가를 다녀온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어떻게 한 달씩이나 갔을까.

임 씨는 “돈만 있으면 불가능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임호진 씨는 “휴가는 곧 ‘물자구입’을 말한다”고 전했다. 임 씨는 “대대 정치지도원의 방에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것을 채우는 조건으로 집에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선군정치라서 최고지도자가 군대에 자주 방문하지 않느냐. 간부들은 최고지도자가 해당 부대에 방문했을 때 제대로 꾸린 군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어느 정도로 부대를 잘 꾸렸는가는 해당 간부의 능력과 비례한다”고 전했다.

이어 “컴퓨터 뿐만 아니라 색감(페인트) 등의 건설자재나 의약품 등 군대 내에서 필요한 물건은 많다”면서 “군대의 필요를 채워주면 군대는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임 씨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최고지도자의 군대 방문을 위해 최선을 다해 꾸리기 사업을 진행하는 북한 군인들”이라면서 “때문에 북한 군부대들에는 ‘언제나 장군님 모실 준비를 하자!’는 구호들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군인의 휴가는 최고지도자의 방문을 위한 물자구입에 한해 허용되는 특혜인 셈이다.

탈북자들은 북한 군인이 휴가를 갈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제도상으로 휴가가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혁민 씨는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국가의 군인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집에 한 번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으면 물자구입을 할 만한 여력이 없는 군인들은 휴가 한 번 없이 10년 군복무를 해야 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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