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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불황시대의 분양시장 “단기차익 없으면 거들떠도 안 봐요”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최근 분양시장의 성패를 가른 키워드는 ‘단기차익 여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금이라도 분양권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곳엔 예외없이 청약단계 전후로 이동식중개업소인 ‘떴다방’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고 청약경쟁률도 가파르게 올랐다. 반면 그렇지 못한 곳엔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극단적인 양상을 보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내곡지구에 위치한 현대엠코의 ‘서초엠코타운 젠트리스’는 최근 최고 4.25대1의 청약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당시 견본주택 앞엔 떴다방 부스 10여개가 진을 쳤고 아파트는 가구당 평균 2000만∼3000만원의 웃돈까지 붙었다.이같은 현상은 ‘흥행대박’을 친 단지에서 예외없이 나타났다.

또 최고 379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삼성물산의 ‘위례신도시래미안’은 분양권에 웃돈이 최고 5억원까지 붙었다. 같은날 최고 35.7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인 ‘위례힐스테이트’ 분양권도 프리미엄이 최소 5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5일 최고 399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이 끝난 ‘판교알파리움’의 분양권에도 웃돈 4000만원 정도가 붙어있다.


이들 단지는 일정기간 전매제한에 묶여있음에도 청약과 계약을 전후해 분양권 거래로 단기 시세차익을 계획한 수요가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일부단지에선 가구당 청약통장을 4∼5개씩 넣어 당첨을 노린 투자수요도 눈에 띈다. 현재 위례신도시 2개단지와 판교 알파리움 모두 계약 후 1년 간 분양권전매가 제한돼있다.

서초엠코타운도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아 일정기간 전매제한이 걸려있다. 그러나 현지 중개업계에선 ’입주시점엔 웃돈이 현재의 2∼3배는 될 것‘이란 소문도 돌며 과열양상마저 띠고 있다.

반면 인근 시장이 침체에 빠진 지역의 경우 분양권 단기차익 기대감이 낮아 웃돈은 커녕 미분양만 쌓이는 모양새다. 서울 서대문구 에서 공급된 ‘DMC 가재울 4구역’단지는 최근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0.35대1에 그쳤다. 17개 주택형 중 순위내 마감을 기록한 것은 전용면적 59㎡ 하나 뿐이었다.

‘김포 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도 경쟁률이 0.84대1을 찍는 데 그쳤다. 지난달 말 경기 고양에서 분양된 주상복합 ‘일산 요진 와이시티’도 청약경쟁률 0.62대1로 기대에 못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이 불황일 수록 수요자들이 단기이익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 전문위원은 “요즘처럼 수요부족이 일반화된 상황에선 눈앞의 이익이 보여야만 시장이 돌아간다”며 “위례나 판교 등엔 단기 전매차익 수요가 몰려 분양성적도 덩달아 좋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도 “최근엔 단기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우량물량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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