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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도 짜증나는 ‘여의도 격투기’
한국경제는 바닥 기고…폭우·폭염 날씨마저 괴롭히는데…
稅收 부족·눈덩이 부채 불구
국정원·NLL 등 끝없는 논란

민생·현장·생활정치 사라지고
막말·욕설정치 등 정쟁만 난무
초선 “제 정신 아니다” 푸념도




“국회의원인 나도 지겹다. 국민들은 오죽하겠나.”

정쟁의 중심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여야 의원들은 “잠재성장률이 내려가고, 실질성장률은 그 아래에만 머물고, 서민층은 특별히 더 어렵고, 글로벌 양적완화 축소로 언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지 모르는데 정치판은 주구장창 NLL만 보인다”면서 탄식했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논란, 막말 공방, 대선 불복 논란 등 정쟁 ‘무한도전’을 이어가는 동안 대한민국 경제는 뒷전이었다. 

당장 다섯 달 동안 덜 걷힌 세금만 9조원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1조원이 넘는다.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에서 반영한 세수부족분 12조원을 웃돈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이자율은 오르니 빚부담이 눈덩이가 될 것을 감수해야 한다.

심지어 중부지방 폭우에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정치는 이미 7개월 전에 끝난 대선전으로 돌아가 복수와 분노, 저주에 ‘모두 걸기(all-in)’ 중이다.

노무현정부에서 국세청장, 행정안전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지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문제로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일자리도 안 늘어나고 서민들 삶은 팍팍하다. 정치권이 너무 정치적인 이슈에만 얽매이는 게 아닌지, 일반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각자의 이해관계를 위한, 정치를 위한 정치를 펴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다.”

초선인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은 심지어 “하는 짓들이 제정신이 아니라서 하고 싶은 말도 없다”며 말문을 닫았다.

결국 이번 사태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함으로써 풀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조언이다. 여당은 야당의 공격단초가 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명확하게 밝히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와 정쟁을 확대 재생산할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NLL 공방 역시 시각수정이 중요하다는 견해가 많다. ‘종북 노무현, 종북 민주당’이니 NLL을 포기했을 것이란 전제가 아니라, ‘전직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서해 평화협력지대 구상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대선 이후 5월까지 비대위원장으로 민주당을 이끈 문희상 의원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본분을 상기시키는 뼈있는 말을 했다. “민생정치, 현장정치, 생활정치가 항상 정치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돼야 한다. 경제민주화니 복지는 전부 다 뒤로 밀리고, 민생이 뒤로 처지고 정치가 전면에 나서는 상황을 좋아할 국민들은 없다.”

홍길용ㆍ최정호ㆍ홍석희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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