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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회전율 뚝…‘돈맥경화’ 공포 심화
금리 역대최저 속 시중자금 ‘꽁꽁’
5월 예금회전율 3.7회에 그쳐
통화유통속도·통화승수도 하락세
증시 거래줄고 주식회전율도 뚝
신용경색 징후…디플레 우려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불안이 지속되면서 은행과 증시 등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원활히 돌지 않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용경색의 징후가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신 금리가 역대 최저인 상황에서도 은행에 맡겨둔 예금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고, 시중에 풀리는 통화량 증가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증시에서도 거래가 줄고 주식 회전율도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예금회전율이 5월 현재 3.7회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4회를 웃돌았던 회전율은 올들어 2월 3회선으로 떨어진 뒤 4월에 일시적으로 4회선을 회복했다 재차 떨어졌다. 2011년말만 해도 회전율은 4.5회 수준이었다.

예금회전율은 인출 횟수를 근거로 일정기간 중 시장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히 순환됐는지와 예금통화의 유통속도를 나타내준다.

기업이나 개인이 자금을 잠시 예치해두는 수단인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지난 5월 28.7회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32.8회)보다 12.5% 감소했다. 저축성예금의 회전율은 같은 기간 1.1회로 집계됐다.

통화유통속도와 통화승수도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00년 초반 25배 수준에서 오르내리던 통화승수는 금융위기인 2009년 3분기 이후 급감해 지난 5월 현재 20.9배까지 내려왔다. 2000년 1분기 0.87이었던 통화유통속도 역시 2011년 4분기 0.72, 2013년 1분기 0.70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통화승수는 광의통화(M2)를 본원통화(중앙은행의 창구를 통해 발행된 돈)로 나눈 것이고, 통화유통속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M2로 나눈 것이다. 통화승수는 본원통화가 낳은 통화 창출능력을 보여주고, 통화유통속도는 일정기간이 통화 한 단위가 거래에 사용되는 횟수를 나타내 전통적으로 통화 흐름이 얼마나 원활한지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한은은 최근의 통화승수 하락은 5만원권 발행과 저금리 기조로 현금 보유 성향이 강화됐기 때문이고, 통화유통속도 저하 역시 금융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물경제보다 통화수요가 더 확대된 데 기인한다는 입장이다.

개인들이 투자를 유보하고 대신 여유자금을 쌓아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ㆍ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3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20조4000억원보다 무려 9조7000억원이 늘었다. 주식시장 거래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지난 6월 16.22% 수준으로 두달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 9월(42.17%)과 비교해보면 무려 25.95%나 급락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 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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