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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이자할부 서비스 사라진 그 곳에 ...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올해 1월 1일 신용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전격 폐지하자 소비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집안의 경조사나 기타 목돈이 들어갈 때 무이자할부를 유용하게 사용해왔던 주부들은 커다란 상실감을 토로했다. 

이후 7개월 동안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통해 강약을 조율하며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카드의 부가서비스 축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외형확장을 막기위해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혜택을 잃어버렸지만, 시장에서는 이 틈새를 노린 새로운 상품들이 등장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정기적으로 목돈이 빠져나가는 자동차보험금에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보험사제휴 카드나, 냉장고, 에어컨, 스마트TV등 고가의 상품을 최장 36개월 장기할부로 살 수 있는 상품들이 주목 받았다. 향후에도 이같은 상품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 카드사와 제휴해 무이자 할부 서비스 개시=카드사의 무이자 할부서비스 폐지를 아쉬워했던 자가 운전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카드사 대신 손해보험사들이 나서 무이자 서비스를 대신할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동부, LIG 등 상위 손보사는 물론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롯데하우머치, 더케이손보 등 온라인 손보사들도 경쟁적으로 카드사와 제휴해 무이자 할부서비스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보험사 제휴 서비스를 잘만 활용하면 보험료를 최대 3만원까지 할인받고, 최고 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주유시 포인트 적립, 외식ㆍ놀이동산 할인 등 다른 카드 제품의 서비스까지 모두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에따라 매년 50~60만원의 자동차 보험료를 한번에 납부해야하는 자가 운전자들이 다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바로 동부화재다. 이 회사는 신한카드와 현대M카드, 하나SK카드 등 카드 3사와 손잡고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신한카드와 제휴한 ‘동부 신한 빅플러스 GS칼텍스 카드’와 ‘동부화재 신한 레이디카드’를 통해 3만원 한도 내에서 보험료를 10% 할인해 준다. 또 ‘동부 현대M카드’를 통해 30만원 이상 결제시 보험료를 3만원 깎아주며, ‘동부 하나SK 스마트카드’로는 1만5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애니카세이브카드’, ‘삼성애니카플러스카드’로 2~3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 및 최대 3만원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특히 멤버십 카드 ‘the S.(에스닷)카드’를 통해 최대 3만원의 보험료 청구할인과 선포인트 제공 등을 통해 20만원의 보험료 절감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현대M카드와 롯데카드와 제휴해 자동차보험료 최대 3만원 청구할인과 GS칼텍스 3만원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중이다.

온라인 손보사들도 제휴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하이카다이렉트는 가입시 1만5000원을 기본으로 할인받고 사용 약정에 따라 추가로 1만5000원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 하우머치도 ‘뉴하우머치 인슈포인트 카드’로 가입 첫해 뿐아니라 연 300만원을 사용하면 지속적인 할인을 받을 수 있다. AXA다이렉트는 ‘AXA롯데카드’로 최대 6개월까지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AXA하나카드’로 10개월 슬림 할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너무 비싼 가전제품? 36개월 장기할부로 구매하세요= 지난 5월 CJ홈쇼핑 채널에는 삼성 에어컨, 삼성 스마트PC, 캐논 650D 카메라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최장 36개월 무이자할부로 제공한다는 낯선 상품이 등장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할부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캐피털사와 홈쇼핑이 제휴를 맺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가전제품을 장기할부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 상품은 출시 2주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렸다. 출시 한달이 안돼서 300만원짜리 삼성 에어컨이 800대 이상 팔려나갔다.

CJ홈쇼핑과 우리파이낸셜이 제휴를 맺고 ‘O’36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이 상품은 11일 현재 LG 디오스 싱글 홈바형 양문형 냉장고를 월 3만9000원, LG 3D스마트 TV를 4만1900원, 동양매직 식기세척기를 1만4900원에 판매한다.

할부금융인 이 상품은 카드사의 무이자할부가 사라진 틈새시장을 노리고 등장했다. 구매 방법도 신용카드와는 다르다. 홈쇼핑 상담원과 전화통화 후 구매를 결정하면 캐피털사에서 고객의 집을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한다. 고객은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36개월 동안 계좌이체를 통해 금액을 나누어 납입하면 된다. 이같은 장기 할부금융은 신용카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독일 등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도 고가의 상품을 수십개월에 걸쳐 나눠낼 수 있는 할부상품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 등 주요 캐피털사들도 홈쇼핑과 제휴를 맺기 위한 절차에 도입했다. 아주 캐피탈 관계자는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시장 축소에 따라 할부금융 회사의 내구재시장 진출은 확대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가전제품만 아니라 여행상품, 유학비용 등 지금까지 할부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았던 무형(無形)의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우리파이낸셜은 이달 여행사와 유학원과 제휴를 맺고 해외여행 상품과 유학비용을 최장 36개월 할부로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유럽여행 상품을 월 4~5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나눠낼 수 있게 된다.

무이자할부 시장을 뺏기게 된 카드사의 속사정은 쓰리다.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다양한 종류의 할부상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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