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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한국금융지주, “아쉽다! 우리은행 인수 자금만 있으면…”
[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지난달 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발표됐습니다.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가장 큰 금융회사는 우리은행입니다. 총 자산 266조원의 우리은행은 내심 탐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현재까지 수면위로 드러난 곳은 교보생명 외엔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한국금융지주입니다.

한국금융지주는 ‘증권(한국투자증권)-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ㆍ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벤처캐피털(한국투자파트너스)-저축은행(한국투자저축은행)’으로 균형잡힌 사업구도를 갖고 있는 우량 회사입니다. 여기에 은행이 가세된다면 그룹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게됩니다. 한국금융지주의 지난 3월말 현재 자산은 20조7813억원, 자본은 2조6533억원입니다. 우리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 300조원 규모의 초대형 금융사로 단숨에 도약하게 됩니다.

한국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김남구 부회장은 최근 우리은행 인수에 대한 주위의 관심과 물음에 대해 “돈이 없어 어렵습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은행 매각이 본격화되지 않아 인수자금이 얼마나 들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우리은행을 통해 최소 5조~6조원 정도를 회수하고자 합니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5조원으로만 가정해도 한국금융지주 자본의 2배에 해당하게 됩니다. 한국금융지주의 시가총액 2조3000억원보다도 2배가 넘습니다. 욕심은 나지만 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문제만 빼면 인수 후보 자체로는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실제 이명박 정부시절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때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가 김남구 부회장에게 컨소시움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자금을 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심도있게 검토하다 주위의 자문을 구한 끝에 막판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교보생명이나 한국금융지주 등 우량한 비은행 금융기관의 참여를 반길 수 있습니다. 인수 후보로 함께 거론되는 국민은행의 경우 물론 초대형 은행이 탄생할 수는 있지만 자칫 금융문제가 생길 경우 국가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금융당국은 우려합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국민+우리’라는 메가 뱅크를 부담스러워 합니다.

김 부회장은 한국금융지주를 2020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의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수ㆍ합병(M&A)이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교보생명과 한국금융지주 모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을 확보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요. 특히 증권영업의 경우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이 보강될 경우 시너지가 커질 수 있습니다. 기업대출업무까지 가능해지면서 사업영역도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한국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인수 참여와 관련 “아직 어떤 제안이 들어온 것이 없고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바도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입니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완전히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예전의 보고펀드처럼 컨소시움 형태의 제안이 들어오고 가격조건만 맞다면 말입니다. 


과거에 비해 대내외적 환경도 우호적입니다. 정부가 우리은행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우리은행 분리매각 방침으로 덩치도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개별금융기관이 금융지주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없지만 은행만 인수할 경우 이를 적용받지 않아서 보험사, 증권사 등도 인수할 수 있습니다. 정부도 비은행 회사로 우리은행을 넘기는 것에 대해 예전과 달리 한결 유연해졌습니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우리은행 매각 작업에 과연 어떤 후보들이 추가로 나설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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