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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 직원들이 ‘열’받은 이유는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사무실 온도가 32도가 넘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금융위원회 A사무관)

이달 초부터 금융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불’을 토해내는 직원들이 부쩍 늘었다. 본격적인 장마로 사무실 바깥 기온은 다소 떨어졌지만 내부는 높은 습도와 온도로 찜통을 방불케하기 때문.

사무실 곳곳에는 선풍기가 풀가동되고 일부 사무관들은 탁상용 선풍기에 잠시나마 얼굴을 들이대보지만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땀방울에 불쾌지수만 올라갈 뿐이다.

사연은 이렇다. 최근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차관회의에서의 일이다. 이 회의에서 정부 관계자는 금융위 관계자에게 "금융위는 (실내) 온도가 낮다면서요?"라고 물은 게 발단이 됐다.
정부가 권고하는 여름철 공공기관 실내 온도는 28도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금융위 행정인사과는 곧바로 건물 관리인을 찾아가 “금융위가 입주한 4~7층의 중앙냉방장치 가동을 중단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0일 “국가 전력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총리실에서 지적한 것도 있어 금융위가 사용하는 층만 에어컨을 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부터 금융위가 사용하는 건물은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다. 이 건물은 실내 온도를 제한받는 공공기관이 아닌데다 다른 입주업체도 많아 다소 자유롭게 냉난방을 조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본의아니게 다른 정부부처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일해왔다.

그러나 금융위 스스로 중앙냉방장치를 차단하면서 푹푹 찌는 더위로 하소연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특히 사무실 공간 대비 인구 밀집도가 높은데다 컴퓨터 등 열을 내뿜는 각종 전자기기가 쉬지 않고 돌아가면서 사무실 온도는 평균 32도를 웃돌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스트레스테스트 점검차 금융위에 머물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실사단조차 금융위를 원망할 정도다. 결국 금융위 행정인사과는 지난 9일 오후 사무실 긴급 점검을 마친 뒤 한동안 중앙냉방장치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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