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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역사교육 / 이해준 문화부장
역사학의 최고봉이자 가장 난해한 분야는 시대구분이다. 역사의 흐름을 꿰뚫어 각 시대의 성격과 역사적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다. 중세나 근대의 기점을 언제로, 무엇으로 잡을지, 현대사의 과제는 무엇인지와 같은 문제가 이 시대구분과 연관돼 있다.

해방후 한국 역사학계의 최대 과제는 식민사관 극복이었다. 역사학계는 일제의 식민지배가 자생적 발전역량이 부족했던 조선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다며 침략을 합리화한 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해 조선후기 내재적 근대화의 맹아를 찾고, 그 내재적 발전 기회가 일제에 의해 왜곡됐음을 밝혀냈다. 민족사학을 정립하고 친일세력의 반역사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비뚤어졌던 역사인식을 바로세웠다. 나아가 일제 침탈 이후 한국근대사의 과제를 자주독립국가 건설로 규정하고, 다양한 주체들의 역사적 공과도 드러냈다.

이러한 역사학계의 관심은 현시대에 대한 인식의 문제로 이어진다. 현대사의 과제에 대해선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대체로 해방 이후를 분단체제로 규정하고 현대의 역사적 과제를 분단극복과 민주화, 복지국가건설로 설정하는 데에 큰 이견이 없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을 가져올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학교 역사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중일 역사전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6.25를 북침으로 인식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조사결과에 자극받은 탓이 크다. 하지만 최근의 국정원 사태, 남북정상회담록 공개, NLL을 둘러싼 정치적 이전투구가 과연 당대의 역사적 과제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역사교육, 올바른 역사인식이 필요한 것은 학생도 학생이지만 바로 오늘날의 사회지도층이 아닐까.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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