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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그림,참 낯익은데 작가는 모르겠네” 아르누보 작가 알폰스 무하展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이 그림, 참 낯익은데 작가를 모르겠네...”

머리에 화관을 두른 우윳빛 피부의 미인이 부드러운 미소를 띄고 있다. 누구에게나 낯익은 그림이다. 그러나 정작 작가를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 그림은 19세기말~20세기초 전환기 유럽예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인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 1860-1939)의 작품이다. 체코 출신의 무하는 매혹적인 여성 이미지를 부드러운 구도와 서체로 엮어 독특한 양식을 창출해냈다. 그가 만든 포스터는 ‘벨 에포크’(Belle Époque) 시기 파리에서 새로운 장르의 시각예술로 자리잡으며 그를 ‘아르누보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le style Mucha’이라 불리는 무하의 스타일은 미술애호가들이 집을 꾸미는 디자인과 장식품에 널리 응용됐다. 결국 무하가 창안한 새로운 양식은 아르누보를 세계 미술사의 당당한 사조로 올려놓게 했다.

아르누보 대표주자의 작품이 서울에 왔다. 예술의전당 미술관은 ‘알폰스 무하:아르누보와 유토피아’전을 오는 11일부터 9월 22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전시에는 체코의 국보급 작가인 무하의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등 총 235점이 국내 최초로 선보여진다.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19세기말 프랑스 사교계의 아이콘이자 유명 여배우였던 사라 베르나르를 모델로 그린 ‘지스몽다’ ‘까멜리아’ ‘햄릿’ 등의 연극포스터들. 또 그에게 ‘체코 국민화가’라는 칭호를 안겨준 ‘슬라브 서사시’ 연작도 출품된다.


지난 3~5월 일본 도쿄의 모리아트센터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서울로 순회된 이번 전시는 무하의 손자에 의해 설립된 무하재단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예술의전당 미술관측은 “그간 인상파, 입체파 전시를 주로 접했던 한국 미술팬에게 보다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며 “무하의 아르누보 화품은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응용되고 재창조되며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그 매혹적이고 우아한 화풍을 접하는 최초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1890~1910년 유럽에서 시발돼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양식이다. 특히 무하 스타일은 미려한 선과 장식적인 문양, 풍요로운 색감, 매혹적인 여성에 대한 묘사가 아르누보의 정수로 평가되고 있다. 무하는 다량으로 작품을 제작 공급해 예술을 일상 속으로 확산시킨바 있다. 그의 작품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하며 당시 아류로 치부되던 상업미술을 순수미술의 위치로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게다가 무하는 이같은 상업적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조국애와 민족애를 표현한 대작 ‘슬라브 서사시’를 완성해 오늘날 대가로 숭앙받고 있다. 

사진제공=무하재단.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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