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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결산]KBS, 위기는 기회다
2013년 상반기 KBS 성적은 시청률 면에서는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주말극과 일일극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시작해 올해 초 마무리 된 드라마 '내 딸 서영이'가 이 같은 성과에 큰 몫을 했다.

상반기 KBS 드라마와 예능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대박'도 '쪽박'도 없었다. 그러나 위기설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월화와 수목극에서 정상을 놓친 지 오래이며, 주말극 역시 전작과 비교해 크게 뒤쳐지는 성적이다. 예능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KBS는 하반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서영이를 잇는다? '최고다 이순신'

'내 딸 서영이'를 '최고다 이순신'이 받았다. 이보영 대신 가수 아이유가 주인공으로 나선 이 드라마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뜻하지 않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 엄마와 막내딸의 행복 찾기와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아이유의 출연과 조정석과의 연기 호흡, 그리고 고두심 이미숙 김용림 김갑수 등 중견 연기자들의 라인업 등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으나 시청률은 지지부진했다. 물론 동시간대 1위를 지켜냈으나 전작의 명성을 잇지는 못했다. 시청률 30% 고지 앞에서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인 것.

총 50부작 중 36회가 방송된 '최고다 이순신'은 순신(아이유 분)을 둘러싼 출생이 비밀이 모두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의 꿈도 본격화 됐다. 여기에 준호(조정석 분)와의 핑크빛 모드도 두드러진 상태. 반환점을 돈 현재, 30% 고지를 넘어 전작의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김혜수의 화려한 변신, '직장의 신'

지난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해 5월 21일 막을 내린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베일을 벗은 후에도 김혜수의 열연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직장의 신'의 일등공신이 김혜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파격 변신은 매회 화제로 떠올랐다. 특유의 표정과 말투로 주위 사람들을 긴장시켰고, 비밀을 간직한 미스터리한 부분도 궁금증을 높이는 1차적인 의도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여기에 장규직(오지호 분), 무정한(이희준 분)과의 묘한 러브라인에 대응하는 자세 역시 오롯이 김혜수의 미스김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그는 매혹적인 자태로 살사를 선사하는가 하면 몸매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빨란 내복을 입고 다리 찢기를 시도, 온 몸에 메주 탈을 뒤집어 쓴 채 율동을 하는 등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가 담고 있는 비정규직의 애환과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방송 내내 호평을 얻어낸 '직장의 신'.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로 베일을 벗었고, 14.2%로 막을 내렸다. 상반기 KBS 드라마 중 단연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힌다.


◆ 시도는 좋았으나...

★ 제작비만 화제, '아이리스2'

지난 2월 13일 KBS 야심차게 내놓은 작품, '아이리스2'. '형만한 아우는 없다'는 말을 고스란히 입증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막대한 제작비 투입으로 인한 화려한 영상미, 실감나는 액션 장면 등 야심찬 도약을 예고했다.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또 한 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예상됐으나, 부진한 시청률을 면치 못했다.

한국 드라마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은 박수 칠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스토리 면에서 탄탄하지 못했다. 짜임새가 느슨한 전개 방식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14.4% 수목극 1위로 출발했으나 마지막 회는 10.4%로 내려앉았다.

★ 실망만 안겼다 '광고천재 이태백'

시작부터 삐걱거린 '광고천재 이태백'은 2월 4일부터 3월 26일까지 전파를 탔다. 광고를 위해 24시간 전쟁을 하며 살아가는 열정 가득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실제 광고인을 모티브로 삼았다. 진구, 조현재, 박하선, 한채영 등 나쁘지 않은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시청은 바닥이었다. 5%로도 넘기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유지, 월화극 최하위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 연기력만 인정?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4월 24일 막을 올려 6월 27일 마침표를 찍은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이 드라마는 '도망자 플롯'을 바탕으로 최원(이동욱 분)이라는 인물의 순탄치 않은 인생사를 담아냈다.

데이 포 나이트(day for night, 밤의 장면을 낮에 촬영하되 밤의 효과를 얻도록 하는 것) 촬영 기법을 활용해 화려한 영상미에 힘을 실었다. 또 세트 디자인 역시 세련미와 견고함을 더해 볼거리도 풍성하게 했다.

그러나 시청률은 잔잔했다. 줄곧 수목극 2위의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회 역시 9.6%의 시청률로, 2위로 마무리 지었다. 시청률 대박은 없었으나, 데뷔 후 첫 사극 도전인 이동욱의 가능성과 송지효의 연기력이 입증됐다는 결실을 얻었다.


◆ 시청자와 손잡다..KBS 예능의 살 길

★ 변화가 필요한 때, '1박 2일'

한때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주말을 책임 졌던 '1박 2일'이 어느 순간 위기를 맞았다. 시즌2 격으로 포맷과 멤버에 변화를 주며 분위기 쇄신을 도모했으나 결과는 미적지근하다.

더군다나 동시간대 전파를 타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이 되살아나면서 시청률 경쟁에서도 뒤쳐지기 시작했다. 게스트를 섭외하는 등 공을 들이지만 이 역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오히려 '1박 2일' 특유의 분위기를 잃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는 것이 중론이다. 동시간대 시청률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재, 결단이 필요하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월요일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는 꾸준히 고집을 지켜 통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초반 크게 돋보이진 않았으나, 현재는 월요일 예능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몰이 중이다. 시청률 10% 안팎을 넘나들며 왕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으며 매회 다양한 고민을 지닌 출연자들 덕분에 이슈몰이까지 쏠쏠하다.

특히 신동엽, 컬투, 이영자 등 진행자들의 호흡은 최상이다. 주거니 받거니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의 자연스러움은 보는 이들을 편안하게 만든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현명한 MC들의 진행 방식이야말로 '안녕하세요'를 자리 잡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 '야간매점' 대박

시즌 3까지 이어오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식상하다' '지겨워진다'는 지적이 나올 때 즈음 제작진은 변화를 시도한다. 이는 대부분 성공적이었고, 때문에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도입된 '야간 매점'은 최대의 수확이다. 이른바 '먹방(먹는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게스트들이 직접 야식메뉴를 소개, 투표 방식을 통해 1위를 뽑는 '야간매점'은 시청자들에게도 큰 인기다. 방송 이후에는 실제 메뉴들이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적절한 시점의 변화가 라이벌인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와의 맞대결에도 흔들리지 않고, 최강자의 입지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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