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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항공 안전마인드 다시 한번 조일 때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기 착륙 사고와 관련, 한국과 미국 정부가 원인규명에 본격 착수했다. 현지에 급파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등 우리 측 조사단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조종사 면담과 블랙박스 회수 분석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밝혀낼 방침이다. 항공기 사고가 끔찍하고 두려운 것은 일단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확한 사고 원인이다.

조사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몇 달, 혹은 1년이 넘게 걸릴지 모른다. 대부분 항공기 사고가 그렇듯 이번 사고 역시 기체결함, 조종사 과실, 정비불량, 공항입지와 시스템 미비 등 워낙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 쉽게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설령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항공 안전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다만 기우일지 몰라도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안전불감증은 없었는지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77기는 에어버스 380, 보잉 747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행기지만 1995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이래 이번 사고가 나기까지 단 한 차례도 사망사고가 없었다고 한다. 또 이 비행기는 출고한 지 7년 정도밖에 안 된 사실상 새 비행기다. 조종사들도 1만시간 가까운 비행을 한 베테랑들이다. 그런데도 비극적 사고가 발생한 것은 조종 실력을 과신하고 기체 안전을 너무 믿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항공기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00년대 들어 우리 국적기가 사망 사고를 낸 게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이달 초 270여명의 승객을 태운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가 엔진고장으로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 공항에 비상착륙한 적이 있었다.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포와 불안에 떨었던 승객들의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다. 항공 종사 관계자들의 안전마인드를 다시 한 번 바짝 조여야 할 시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고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적었다는 점이다. 사고기 여승무원들이 극한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침착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승객 안전에 대한 사명감과 평소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의 결과로 ‘영웅적’이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다. 희생된 중국인 승객의 명복과 부상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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