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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출구전략ㆍ중동불안ㆍ유로존 위기…세계경제 다시 격랑속으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 아베노믹스발(發) 엔화 약세와 미국과 중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급등에 이어 이번엔 중동(이집트)발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이른바 ‘트리플 악재’가 갈 길 바쁜 우리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퇴진 이후에도 이집트는 당분간 권력공백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칫 무르시 측 무슬림형제단과 자유ㆍ세속주의 세력의 충돌이 내전 양상으로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는 등 ‘오일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다 포르투갈의 정국 불안으로 잠잠하던 유로존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유럽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과 중국의 신용경색 위기, 엔저, 중동정세 불안, 유로존 위기 등 ‘5대’ 메가톤급 외부 악재로 수출 한국호의 앞날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 파국, 금융시장 비화=중동에 민주화 바람이 들불처럼 번지던 지난 2011년 무바라크 정권을 축출시킨 이집트는 ‘아랍의 봄’ 2년 만에 다시 파국을 맞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3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집권 1년 만에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격화하는 이집트 정정 불안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먼저 국제유가가 출렁였다. 국제 유가는 14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주초 대비 4% 상승한 것이다. 이집트 사태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인 수에즈 운하와 원유 수송 파이프 라인 조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진 탓이다.

영국의 바클레이즈는 “반(反)대통령파가 항구 도시의 탱커나 외국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며 이집트의 정국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집트 금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0년 4월 만기 이집트 국채 금리는 55bp(1bp=0.01%)올라 10.77%까지 치솟았고, 이집트 파운드화는 달러당 7.03파운드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12% 폭락했다. 이집트 통화 가치는 “앞으로 수주 내에 50%가량 급락할 수 있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경고했다. 이날 이집트 증시 EGX30 지수는 전날보다 40% 폭락해 4200만달러(479억원)가 증발했다.

▶포르투갈, 유로존 위기 다시 깨운다=한동안 잠잠했던 유로존 위기가 포르투갈의 정국 불안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포르투갈은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의 잇단 사임으로 정권 붕괴라는 일촉즉발 위기를 맞고 있다.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총리는 3일 베를린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번 난관을 극복할 자신이 있다”고 역설했지만, 정국불안에 재정위기론까지 겹쳐 국면 타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의 정국 불안이 유로존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이 지역에 구제금융 실패에 대한 우려감을 재점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3일 장중 8.023%까지 상승해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의 심리적 저항선인 7%를 훌쩍 넘어섰다.

국채금리 상승은 다른 재정위기국으로 번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20bp 오른 4.75%, 그리스는 34bp 오른 11.11%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도 15bp 상승했다.

유럽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30지수는 1.03%, 프랑스 CAC40지수는 1.08%, 범유럽 Stoxx50지수도 1.25% 밀렸다. 포르투갈 PSI20지수는 5.25%나 폭락해 2011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스페인과 그리스 증시도 각각 1.56%와 0.58% 하락했다.

유럽연합(EU)은 유로존 위기 재발 우려가 고조되자 포르투갈 정치권을 향해 정쟁 해소를 촉구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정국불안으로 재정신뢰도가 흔들리면 그동안의 경제회복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 포르투갈 국민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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