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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추억의 산정호수
호수, 계곡, 그리고 수목원
서울서 한시간 거리 맑은 호수·수목원
운치있는 호반 둘레길·물안개 피어나는 풍경
호수둘레엔 새롭게 생긴 수상 산책로가…
가족과 추억 되살리는 복고여행하며
무더위 피해 협곡속 비경찾는 탐험여행…

국내 최대 산림보고인 광릉수목원
평강식물원은 화려한 수련 관찰하는 재미
모험 즐기고 싶다면 한탄강 8경 여정 강추

재단장한 리조트내 ‘진짜’ 온천水에 몸담그고
야외서 뜯는 이동갈비는 그야말로 ‘힐링’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는 곳에 근사한 ‘휴식’ 장소가 있다. 잔잔한 호수에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까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목원도 있다. 프랑스 휴양도시 안시를 닮았다고 해, 인근 리조트는 최근 리모델링과 함께 ‘안시’라는 닉네임도 붙였다. 바로 포천 산정호수다. 데이트 코스의 ‘고전’이다. 영화ㆍ음악ㆍ패션 등 문화계 전반에 ‘복고 열풍’이 분다더니 ‘추억의 산정호수’가 요즘 다시 데이트 코스로, 가족 힐링 휴가지로 재부상했다. 운치 있는 호반 둘레길과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풍경은 여전하다. 하지만 호수 둘레 3분의 1 정도 길이에 수상 산책로가 생겼다. 산책로 아래쪽에 있는, 높이 15m의 산정폭포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풍광은 마치 동화 속 같다. 색을 바꾼 리조트는 언뜻 어느 유럽 숲 속의 작은 성을 보는 듯하다. 해가 지고 있는 호수에 은은한 조명이 켜진다. 손을 꼭 잡고 데크 위를 걷는 연인의 모습이 다정하다. 아이들은 물 위에 떠 있는 ‘부력식’ 데크로드가 마냥 신기하다.

서울에서 가깝다고는 하지만 포천 산정호수에 간다면 ‘당일치기’는 아쉽다. 1박2일쯤 시간을 내줘야 포천도 제 아름다움을 더욱 드러낼 터. 산정호수를 베이스캠프로 해서 인근 수목원과 식물원, 또 한탄강 8경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광을 둘러보자. 오랜 세월 박제된 추억을 되살리는 ‘복고 여행’이자, 협곡 속 비경을 찾는 ‘탐험’이기도 하다. 


‘여름 향기’ 물씬 풍기는 수목원에서 ‘힐링’

봄엔 꽃구경, 가을엔 단풍구경을 가듯이 ‘여름에는 수목원’이라는 말이 있다. 포천에는 종일 쉬엄쉬엄 둘러봐도 질리지 않는 두 곳의 수목원이 있다. 하나는 포천 초입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산림 보고인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이고, 또 하나는 산정호수에서 10분이면 도착하는 ‘평강식물원’이다.

광릉 숲을 보존하기 위한 국립수목원은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됐는데, 설악산(1982년), 제주도(2002년), 신안 다도해(2009년)에 이어 국내 네 번째다. 광릉 숲은 조선 세조 대왕이 묻힌 광릉의 부속림 중 일부로, 500여년 이상 황실림으로 엄격하게 관리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덩굴식물원, 관상수원, 비밀의 뜰, 무궁화원, 난대식물 온실, 양치식물원, 침엽수원, 습지식물원 등 방대한 수목원을 꼼꼼하게 즐기려면 반나절 이상이 걸린다. ‘쉰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둘러보는 게 좋다. 입장객 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므로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토요일 예약은 한 달 전에 마감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평강식물원은 국립수목원에 비해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의학 박사인 이환용 씨가 90년대 말부터 조금씩 가꾸기 시작해 2006년에 문을 열었다. 18만평의 부지에 암석원, 들꽃동산, 고산습원, 자생식물원, 만병초원, 습지원, 잔디광장, 연못정원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암석원(1800여평)과 60여종에 이르는 화려한 수련들을 한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연못정원 등이 유명하다. 


서울서 가깝다고는 하지만 포천 산정호수에 간다면 ‘당일치기’는 아쉽다. 산정호수를 베이스캠프로 해서 인근 수목원과 식물원, 또 한탄강 8경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광을 둘러보자. 오랜 세월 박제된 추억을 되살리는 ‘복고 여행’이자, 협곡 속 비경을 찾는 ‘탐험’이기도 하다. 사진은 한탄강 8경 중 하나인 ‘비둘기낭 폭포’를 뒤로 하고 바라본 ‘현무암 협곡’의 모습. 한탄강 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이다.

폭포ㆍ협곡ㆍ연못… 한탄강 비경 찾는 재미

모험심이 충만한 여행객이라면 한탄강 비경을 따라가는 여정을 추천한다. 포천 북단 대교천 현무암 협곡(천연기념물 제436호)부터 시작해 ▷샘소 ▷화적연(명승 제93호) ▷멍우리 주상절리대 ▷교동 가마소 ▷비둘기낭 폭포(천연기념물 제537호) ▷구라이골, 그리고 연천군과의 경계선에 자리 잡은 ▷아우라지 베개용암까지 내려온다. 일명 ‘포천 한탄강 8경’이다. 여타의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것과는 달리, 이들 협곡과 폭포, 그리고 소(깊은 연못)를 찾아가는 길은 편안하지 않다. 하지만 ‘오지 탐험’에 나섰다고 생각하고 8경에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와 함께 비경을 만난다면 몇 배로 즐거울 수 있겠다.  

왕건에게 쫓기던 궁예가 목을 축였다는 ‘샘소’는 한탄강에서 유일하게 샘물이 솟아나는 곳이다. 차디찬 물을 마시고 그 시원함에 감격한 궁예가 샘소 일대를 ‘냉정(冷井)리’라고 이름 붙였다. 겸재 정선은 금강산 여행길에 ‘화적연’을 보고 ‘해악전신첩’에 그 풍광을 담아냈다. 볏짚을 쌓아올린 형상을 한 13m 높이의 화강암 바위와 깊은 연못을 의미한다. 한때는 이 바위가 기우제 터로 사용됐다고 한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멍우리 주상절리대’와 드라마 ‘선덕여왕’ ‘추노’, 영화 ‘늑대소년’ 등을 촬영한 ‘비둘기낭 폭포’도 놓칠 수 없다. 비둘기낭은 한탄강 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으로, 맑고 푸른 에메랄드빛 물과 깊은 동굴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는 길도 잘 정비돼 있어서 한탄강 8경 중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평강식물원

포천에서 만나는 프랑스 안시

수목원과 한탄강 8경뿐만 아니다. 포천에서 ‘프랑스 안시’와 같은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맑은 호수와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안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장한 포천 한화리조트 산정호수는 공모를 통해 새 이름을 얻었다. 바로 산과 호수가 비슷한 풍경을 연출하는 프랑스 ‘안시’에서 따왔다. 지난달 4일 오픈한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는 패밀리형(5인실)ㆍ로열형(7인실)ㆍ단체실(20인실)을 포함, 총 213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내부 전체적으로 흰색과 회색, 그리고 빨강으로 포인트를 줘 세련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기존 수영장을 단체행사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홀로 리뉴얼했고, 프랑스어로 ‘호수’라는 뜻의 ‘카페라크(Cafe Lac)’는 전면이 유리창으로 돼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최대 장점은 온천사우나. 포천 일대에는 저마다 온천수라고 주장하는 대중목욕탕이 많은데, 이 중 신북온천과 일동제일유황온천, 그리고 한화리조트의 산정호수 온천만이 ‘진짜’로 인정받았다. 저녁에는 리조트 앞 돌다리를 건너면 시원한 야외에서 숯불이동갈비를 맛볼 수 있다.

이번 리모델링과 함께 한화리조트는 주변 관광을 도울 수 있는 ‘산정호수 여행가이드 맵’도 제작했다. 숙박객들이 여행 목적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놀이여행, 학습여행, 커플여행, 힐링여행 4가지 코스로 구성했다. 맵은 리조트 내에 비치돼 있으며 한화리조트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테마별 1박2일 리조트 패키지도 판매한다. 가격은 10만2000원부터 17만8000원까지 다양하다.(02)729-3833, 3921

포천=글ㆍ사진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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