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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편향 정책·철권통치 답습…숱한 갈등 양산
무르시, 군부에 축출된 원인은
이집트 군부에 의해 3일(현지시간) 대통령 권좌에서 쫓겨난 무함마드 무르시는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철권통치가 몰락한 후 이집트 최초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됐다. 그러나 이슬람주의에 치우친데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파라오헌법 선언문’을 밀어붙이다 결국 집권 1년 만에 군부를 등에 업은 시민혁명군에 의해 축출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무르시는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지난해 6월 30일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올해 62세인 무르시는 1970년대 중반 사상적으로 무슬림형제단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해 9년 뒤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의 이슬람학자 하산-알-반나가 1928년, 수에즈의 이스마일리야에서 설립한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이다.

‘진정한 이슬람 가치의 구현과 확산’을 기치로, 궁극적으로는 이슬람 율법 제정을 목표로 한다. 무슬림형제단은 이슬람 정신의 회복을 위해 빈곤층에 대한 의료ㆍ복지지원 활동에 집중하면서 국민적인 지지를 받아 이집트는 물론 인근 10여개 국가로 빠르게 세력을 확대했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회원 수를 가진 이슬람주의 단체다. 그러나 이집트에서는 1948년 마후므드 파흐미 노크라쉬 당시 이집트 총리를 암살하고, 1954년 나세르 전 대통령 암살 시도 배후로 지목돼 테러단체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무르시는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다 1995년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무슬림형제단이 애초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카이라트 알 샤테르 부대표가 테러 지원 등으로 후보 자격이 박탈돼 무르시가 대체후보로 나섰다. 그는 당시 유세 과정에서 ‘이슬람이 해결책(Islam is the Solution)’이란 선거구호를 내세워 이슬람주의자 이미지를 굳혔다.

무르시는 집권 초반에는 통합과 평등을 약속하는 한편 화합 차원에서 부총리직에 기독교계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호응을 얻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총선에서도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이 압승을 거두자 일방독주 체제를 더욱 굳혀나가면서 이슬람 색채가 강화된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론 갈등을 낳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독단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이른바 ‘파라오헌법 선언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이슬람주의자가 주축이 돼 작성한 새 헌법을 강행 처리해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 세력의 국론 갈등을 촉발시켰다.

이 밖에도 무르시는 50여개 국영 인쇄매체의 편집인 자리를 모두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인사로 채워넣는 등의 독주를 계속하면서 결국 광범위한 시위대의 저항과 군부의 개입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축출되었다.

문영규 기자ㆍ원다연 인턴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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