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외환보유액이 두달 연속 줄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264억4000만달러로 한달 전보다 16억6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날 운용 수익은 지난 5월과 비슷하지만 10억2000만달러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상환한데다가 유로화, 호주 달러화 등의 약세로 이들 통화표시 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도 감소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외평채는 2003년 발행된 10년물로, 지난 6월 3일 만기가 도래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애초 차환 용도로 외평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거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일단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따른 해외자본의 국내유출과 외환보유액 감소와의 연관성에 “외환보유액이 최근 들어 감소 추세에 있는데, 현재로선 해외자본 유출과 큰 연관성은 적어 보인다”며 “정부에서 갖고 있는 달러를 풀어 유출 자본의 공백을 메꿨다고 보기엔 감소폭이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 유출 규모가 증폭될 경우 외환보유고를 사용한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1월 3289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서 2월 3274억 달러로 떨어진 뒤 3월 3274억1000만달러, 4월 3288억달러 등 두달 연속 증가하다가 5월(3281억달러)부터 줄고 있다. 이로써 6월말 외환보유액은 작년 11월(3260억9000만달러)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외환보유액 구성은 유가증권이 2955억7000만달러(90.5%)로 가장 많고 예치금 200억3000만달러(6.1%), 금 47억9000만달러(1.5%),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34억1000만달러(1.0%),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 26억3000만달러(0.8%) 등 순이다.
5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로 전월과 같았다. 1위는 중국(3조4426억달러)이고 일본(1조2502억달러), 러시아(5184억달러), 스위스(5148억달러), 대만(4066억달러), 브라질(3744억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