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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외교수장 불편했던(?) 25분 만남
[브루나이=신현희 기자]한ㆍ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이후 외교수장의 첫 만남은 25분짜리였다. 끝나지 않은 일본 역사왜곡 문제로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브루나이에서 1일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3자 회담 직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지난 4월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이유로 전격 취소한 이후 2개월여 만에 열렸다. 양국 외교장관회담으로는 9개월 만이다.
분위기는 냉랭했다. 윤 장관이 “역사는 혼이라는 어느 역사학자의 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한ㆍ일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성찰이 선행돼야 한다”며 첫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역사문제는 존중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것으로써 한 개인, 한 민족의 영혼을 다치게 된다”며 주변국들의 입장을 고려치 않고 위안부의 존재와 침략을 부정한 일본 정치권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상은 “일본 정부가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대로 과거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대해 다대(多大)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그런 인식은 아베 내각도 동일하게 갖고 있다”면서 “아베 내각도 역사 문제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내각의 입장이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특히 일본 우익단체의 반한시위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율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적절한 대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장관은 ”일본은 법치국가로서 법 질서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은 안보ㆍ경제ㆍ문화 등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의견도 나눴지만, 정작 한ㆍ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일을) 아베 신조 총리도 취임 이후의 여러 차례 요청했고 이번에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기존에 아베 총리의 희망사항을 언급했을 뿐 시점을 특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한ㆍ일 외교장관회담이 9개월 만에 열린 것이고 이제 숨을 좀 돌리고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면서 “일본이 (역사인식 문제를) 행동으로 보이도록 시간을 갖고 지켜보고 기다리겠다”고 말해 앞으로도 이 문제가 양국관계의 핵심 쟁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heeshin@heraldcorp.com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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