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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평 알파로스도 끝내 좌초…SH공사 주민편의시설 유치로 급선회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시가 추진하던 1조원대 대규모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인 은평 알파로스 사업이 끝내 무산됐다. 복합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에콘힐에 이어 올 들어 좌초된 세번째 PF사업이다.

2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시행사인 ㈜알파로스프로젝트금융투자(PFV)는 지난 1일 만기가 도래한 1490억원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를 끝내 막지 못했다. 이에 SH공사는 시행사의 어음을 대납하고 토지계약을 해제시켰다.

이에따라 SH공사는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심상업용지를 제외한 일반상업용지에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 주민 편의시설을 우선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개발 대상지는 일반용지 3개 필지로 하되, 입점 업체들이 선호하는 필지를 최종 선택하기로 했다. 필지당 규모는 약 5000㎡다. 개발 방식은 민간자본을 유치하거나 공사가 자체개발하는 2가지 방안을 동시에 검토해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할 방침이다.

기존 PF사업 부지인 중심상업용지는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더라도 수년째 부동산경기침체에 따른 토지가격 하락으로 SH공사도 상당한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5000억원이던 알파로스 부지 감정가는 현재 3000~4000억대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알파로스는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구(4만8500㎡)에 주상복합ㆍ호텔ㆍ의료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알파로스PFV가 지난 2009년 사업부지를 5000억원에 SH공사로부터 매입했다. 하지만 계약해제로 약정하기 전의 상태로 고스란히 시간이 되돌려지게 됐다. SH공사는 5000억원의 땅값 중 알파로스PFV로부터 받은 2270억원의 토지대금을 ABCP 상환에 쓰고, 나머지를 위약금 등과 상계할 예정이다.

알파로스PFV의 자본금은 1200억원으로, SH공사(19.9%)를 비롯해 건설공제조합(25%), 현대건설(12.98%), 롯데건설(9.89%), GS건설(9.58%) 등이 출자사로 참여했다.

표면적으론 시행사가 어음을 막지 못한 것이 사업 좌초의 이유이지만 내부에선 서울시의 정책결정을 미루는 우유부단한 태도가 끝내 부도 상황을 가져왔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한 고위관계자는 “부동산경기침체로 상황이 변하면서 시행사에서 손실을 감수하며 상업시설 비율 축소, 토지대금 납부조건 완화 등을 요청했지만 시가 결정을 내리지 않아 이 상태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투명한 절차와 방법을 통해 사업을 살리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박 시장이 전임시장 시절 사업이란 이유와 선거를 앞두고 특혜시비에 휘말리까봐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알파로스 사업이 끝내 무산되면서 SH공사는 자체 손실을 물론 은평뉴타운 주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은평 뉴타운 주민들은 인근에 마트, 병원 등 대형 상업ㆍ생활편의시설이 없어 2~3㎞ 떨어진 연신내와 불광동까지 나가 장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은평뉴타운 인근 한 부동산업자는 “현재 주민들이 주변 지역으로 원정쇼핑을 가며 불편을 참고 있지만 결국 집값을 좌우하는 것은 교통편과 상권”이라며 “알파로스 사업의 무산으로 상권은 물론 문화시설도 누릴수 없는 상황이 돼 결국 주민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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