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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판 ‘스티브 잡스’ 가 필요해”…제작 넘어 자체 설계 강화 나선 조선 빅3
-해양 플랜트 제작 능력은 이미 ‘세계 1위’…자체 설계 넘본다

-조선 ‘빅3’ , 앞다둬 자구책 마련…인재 확보가 우선

-조선소 내 설계인력 서울로 통합…해외서 경력직 인재 찾아나서기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조선업계가 해양 분야의 ‘스티브잡스’ 육성에 나섰다. 해양플랜트가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르면서 플랜트 제작 뿐만 아니라 설계 분야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제작 능력은 이미 최고 수준인만큼 설계 인력을 육성해 설계부터 제작, 시운전 까지 ‘일관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가나다순)등 이른바 조선 ‘빅3’는 상세설계 능력 강화를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해양설계는 기본, 상세, 생산설계로 나뉜다. 기본설계는 발주사가 경제성평가 등을 통해 어느 지역에 어떤 종류의 플랜트를 세울지를 정하는 밑그림 작업이다. 상세설계는 전문 설계업체들이 크기,모양,자재 종류 등 해당 플랜트의 ‘스펙’을 정하고 제작을 담당할 조선사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생산설계는 만들어진 설계를 바탕으로 생산 과정에 따라 구체적인 요소를 넣는 작업이다.

이제껏 기본, 상세설계는 해외 전문 설계업체의 몫이었다. 한 종류의 설계를 여러 척에 적용 가능한 선박과는 달리 환경, 지역 특성, 생산량 등에 따라 설계가 달라지는 해양 플랜트는 그만큼 설계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발주처인 세계 오일메이저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해외 전문업체에 상세 설계를 맡겨왔다. 설계 비용은 전체의 10%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가 상세설계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면 수익이 그만큼 늘어난다.

빅3는 일단 해양 설계 분야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외에서 경력직 인재를 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오일메이저 본사들이 모여있는 미국 휴스턴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인재 찾기에 나섰다. 전문 해양 설계 업체 등에서 실제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경력직 인재들이 주 대상이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설계실 직원들이 설계 화면을 보며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약 100명을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엔지니어링센터는 조선과 해양분야가 함께 있지만 휴스턴에 지어질 엔지니어링본부는 해양분야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해 말 삼성엔지니어링, 영국 AMEC와 함께 미국 휴스톤에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FPSO등 해양플랜트 상부 설비(Topside)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전문으로 담당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드릴십의 경우는 기본, 상세, 제작설계를 모두 직접 수행하고 있다. FPSO는 상부설비의 경우는 발주처의 선호도 때문에 전문 엔지니어링업체가 주로 진행해왔지만 합작회사를 통해 이 분야도 자체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양 설계인력을 조선분야와 구분해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현재 울산 본사와 서울 엔지니어링센터로 분리돼있는 설계 인력 일부를 2016년까지 서울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재 풀이 넓은 서울에 해양 설계 허브를 구축하고 양질의 인재를 유입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이 지방 근무를 꺼려하는 점도 있고 아무래도 서울에 인적자원이 많은만큼 기간을 나눠서 단계별로 서울로 (설계 부문을) 옮길 생각이다. 2016년쯤되면 메인이 서울에 올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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