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방문 기간 했던 대북 발언에 대해 ‘개꿈’, ‘중대도발’ 등의 격한 표현을 동원해가며 맹비난했다.
또 박 대통령에 대해 마지막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조만간 박 대통령과 대남정책에 있어서 입장을 정리할 것임을 내비쳤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남북관계’니, ‘새로운 한반도’니 하면서 우리에 대해 또 다시 ‘변화’ 타령을 했는데 변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남조선 정권”이라며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심히 모독하는 도발적 망발”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외세의 힘을 빌어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반공화국 국제공조로 우리 체제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허망하기 그지없는 개꿈”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칭화대(淸華大)에서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신뢰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한 연설 가운데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한국은 북한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물이 될 수 없다”며 “협상탁(협상테이블)의 거래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연설에서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이 애당초 불가능하며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존엄과 체제, 정책노선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용납할 수 없는 중대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또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을 비롯한 부질없는 공허한 놀음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면서 “백해무익한 대결적 언동을 걷어치우고 민족적 입장에 돌아서야 한다”며 오히려 한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조평통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한치도 다를 바 없는 위험천만한 대결정책”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우리는 박근혜에 대해 지금 마지막 인내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이명박 정부 때와 같은 전면적인 대화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