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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푼이라도 더”…‘체리피킹’<부가서비스 혜택위해 신용카드 사용> 전쟁 후끈
‘CJ오클락’ 제휴카드 할인이벤트
전산상 오류로 KB카드 동시할인
소비자들 삽시간에 몰리자
카드결제창 없애고 재판매…

고객유치위해 미끼 내놓는 기업
소비자들은 온갖 편법 동원도




지난달 24일 CJ오쇼핑에서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CJ오클락’에서 ‘KB국민카드 결제창’이 갑자기 사라져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제휴카드인 ‘CJ카드’로 결제하면 5% 청구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 유독 국민카드만 결제가 불가능해 해당 쇼핑몰에 소비자들의 불만과 문의가 폭주했다.

이번 사태는 최대한 이윤을 남기려는 소비자와 체리피킹 당하지 않으려는 기업(카드사와 쇼핑몰)의 소리없는 전쟁에서 비롯됐다.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와 경기침체 등 기업과 가계가 각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뺏기지 않기 위한 양측의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이 전쟁은 소비자와 기업의 물고 물리는 추격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23일 CJ오클락은 ‘홈플러스 상품권’을 CJ제휴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5%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10만원짜리 상품권을 기본구매가 9만5000원에 판매하면서 CJ롯데카드, CJ국민카드 등 CJ제휴카드로 결제하면 5%를 추가할인해주는 상품이었다.

문제는 CJ오클락에서 KB국민카드로 결제할 경우 결제금액의 7%를 청구할인해주는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중이었다는 점이다.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상품권은 카드사의 청구할인 이벤트에서 제외된다는 사항이 공지돼 있었지만, 전산상의 문제로 고객들에게 7% 청구할인이 제공됐다. 이런 소문이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퍼져 나가면서 소비자들이 삽시간에 몰렸고, 당황한 CJ오클락 측은 상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반나절 후 쇼핑몰 사이트에 다시 상품권이 올라왔지만 국민카드 결제창이 사라진 상태였다. CJ오클락 홈페이지에는 국민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현금 성격을 가진 상품권은 일반 개인 구매자 외에도 ‘전문꾼’들이 마진을 남기기 위해 대량 구매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일반 소비자도 손해 볼 것 없는 데다 홈플러스 상품권으로 아파트관리비를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만장의 물량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 인기 상품이다.

CJ가 카드 결제창을 막자 소비자들은 다른 부분을 뚫었다. 우선 CJ롯데카드 등 타사 카드로 결제한 뒤 고객센터에 전화해 구매를 취소하고 CJ국민카드로 재결제를 요청하면 7%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묘책’이 떠돌기 시작했다. 이런 편법을 쓰기 위해 전화통화가 폭주하자 CJ오클락 측은 이 방법도 쓸 수 없도록 차단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일반적으로 카드사에서 진행하는 청구할인 이벤트와 쇼핑몰의 이벤트는 비용 부담 주체가 다르다. ‘KB국민카드로 결제시 7% 청구할인’같은 이벤트는 주로 카드사들이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CJ제휴카드로 결제시 할인’ 같은 이벤트는 카드사와 쇼핑몰 측이 함께 부담한다. 이번에는 제휴카드 이벤트로 결제처리 될 내역이 카드사 청구할인 이벤트로 처리되면서 문제가 됐다.

단 1%의 마진이라도 뺏고 뺏기지 않으려는 소비자와 기업의 줄다리기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은 고객 유치를 위해 미끼 상품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기업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이용해 이득을 챙긴다.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소비자와 기업 간의 두뇌싸움이 한창이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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