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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 정재욱> 카지노를 허(許)하라
편견을 버리고 발상을 바꾸면 일자리가 보인다. 카지노를 금단의 땅에 묶어 놓을 게 아니라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국회가 전면에 나서라는 것이다. 청정국가 싱가포르가 성공했고, 일본과 동남아 각국이 뛰어드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는 없다.



결국 일자리다. 지난 대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의 요구도,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이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창조경제’도 그 종착지는 일자리다. 복지 확대가 시대적 흐름인 양 하지만 일자리에 비할 바는 아니다. 국민 행복의 첫 조건이자 최고의 복지는 안정된 일자리다. 고령화사회 해법도 노인 일자리 창출에서 찾을 수 있다. 고꾸라지고 있는 청년층 고용률은 박근혜정부가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청년 백수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보다 더 간절하고 소중한 것은 없다.

‘고용률 70% 로드 맵’은 박근혜정부의 이 같은 고뇌를 담은 실천전략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핵심 방안은 일자리 만들기가 아니라 나누기다. 의도는 가상하나 실현 가능성은 담보하기 어렵다. 일자리 만들기는 이렇게 쉽지 않다. 정부가 나선다 해도 한계는 극명하다. 기업이라고 무턱대고 일자리를 만들 수는 없다. 투자가 선행돼야 만들어진다.

그런 점에서 카지노 산업은 눈여겨볼 만하다. 단순한 도박이 아니라 카지노를 포함한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고 MICE 산업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박람전시회(Events & Exhibition)를 융합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근년 들어 빠르게 부상되고 있다.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와도 딱 맞아떨어진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하고 참가 외국인들에게 관광과 휴식, 오락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려면 카지노는 필수다. 특히 중국인 끌어들이는 데는 카지노가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카지노는 여전히 ‘금단의 땅’이다. 며칠 전 문화관광부가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를 청구한 미국과 일본계 기업 두 곳 모두 기각한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고, 재정 상태 불안 등을 탈락사유로 꼽지만 정부가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국민정서 때문일 게다.

카지노를 허용하면 돈을 들고 올 자본은 줄을 서 있다. 인천뿐 아니라 서울시에도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카지노 리조트를 짓겠다는 외국 자본이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입맛이야 당기겠지만 서울시 역시 결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카지노가 오픈되면 도박 중독 등의 폐단은 따르게 마련이다. 실제 강원랜드에서 그 부작용을 충분히 봤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수는 없는 일이다. 강력한 청정사회를 실현했던 싱가포르도 라스베이거스 자금을 끌어들여 2010년 카지노가 딸린 대규모 리조트 단지를 건설했다. 이후 관광객은 2년 새 140만명이 늘었고,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연 50% 증가했다. 그 덕에 생긴 일자는 무려 5만개다. 이를 눈여겨본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일제히 뛰어들었다. 일본마저 그 대열에 합류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꿩을 잡는 건 결국 매다. 편견을 버려야 일자리가 생긴다. 젊은 청춘들이 백수건달로 세월을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사전심사제로 얼렁뚱땅 눈치껏 규제를 할 게 아니라 카지노 허용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국회가 전면에 나서라는 얘기다. 발상을 바꾸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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