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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영 '천명', 무엇을 남겼나
KBS2 수목드라마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 최원(이동욱 분)은 누명을 벗고, 어명이 아닌 천명을 받들며 살아갔다. 사랑하는 여인 다인(송지효 분), 딸 랑(김유빈 분)과 함께.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끝을 맺은 이 드라마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

◆ 식상하다고? '도망자 플롯' 또 通했다

'천명'(극본 최민기 윤수정, 연출 이진서 전우성)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을 다니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도망자 플롯'을 가져와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 부성애, 의술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조선 12대 왕 인종 독설 음모가 계획된 역사적 상황으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인종 독살 음모에 휘말려 도망자가 되는 동시에 불치병 딸 랑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원의 일상이 드라마의 큰 줄기였다. 계모 문정왕후에 의한 독살일 것이라는 인종의 죽음, 지금까지 작품에서는 비중 있게 다른 적 없었던 이 사건으로 안방극장에 신선함도 선사했다.


이는 화려한 영상미와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데이 포 나이트(day for night, 밤의 장면을 낮에 촬영하되 밤의 효과를 얻도록 하는 것) 촬영 기법을 활용, 어둠의 색깔을 살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했다.

또 동궁전, 내의원 등 세련된 세트 디자인 역시 이야기의 흐름을 한층 견고하게 만들었다.

대본의 디테일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의 직업이 내의관과 의녀인 만큼 방영 전부터 이동욱과 송지효는 침술에 대해 공부했고, 촬영장에도 한의학 자문 선생님이 동행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도망자 플롯'에 탄탄한 구성과 전개, 그리고 세련된 영상 기법이 조화를 이뤄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 송지효-이동욱 '재발견'

'천명'은 사극과 잘 어울리는 송지효와 데뷔 후 첫 사극 도전인 이동욱이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한 사람의 노련함과 또 한 사람의 신선함이 돋보였다.

먼저 이동욱은 첫 도전임에도 불구,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셈.

특히 아픈 딸을 둔 아버지로, 부성애 연기 역시 첫 도전이지만 애절한 눈빛과 딸을 붙잡고 오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아닌 사극에서도 위화감 없이 녹아들어 향후 배우로서의 행보에 기대를 높였다.

송지효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사극 장르를 소화했으나, '천명'에서는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당차고 능동적인 인물인 다인으로 분해 극을 이끌기도, 또 원의 조력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애절한 러브라인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것.


◆ 임슬옹-김동준 '가능성'

발견된 배우가 있다면 앞으로의 가능성을 시사한 연기자도 있다. 이호 역을 맡은 2AM 임슬옹과 14회부터 무명 역으로 등장한 제국의아이들 김동준이다.

먼저 임슬옹은 이 드라마를 통해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이중적인 면을 드러낻야 하는 이호의 옷을 입고, 문정왕후 역의 박지영과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캐릭터의 성격인 세심한 면과 대범한 모습을 넘나들며, 회를 거듭할 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김동준은 중간 투입됐다. 소윤파의 자객이자, 해맑은 얼굴을 한 채 천연덕스럽게 사람을 죽이는 캐릭터 무명으로 분해 최종회까지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특유의 운동신경으로 액선 장면도 잘 소화해냈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연기도 탁월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평이다.

'천명'은 환하게 웃는 원과 다인의 모습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도망자 플롯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후속작으로는 오는 7월 3일 엄태웅, 김옥빈 주연의 '칼과 꽃'이 전파를 탄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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