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천명'(극본 최민기 윤수정, 연출 이진서 전우성)의 마지막 회에서도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눈물이 고인 애절한 눈빛 연기는 물론, 차분한 음색과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천명'에서 송지효가 맡은 다인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은 캐릭터 중 하나다. 몇몇의 기존의 사극 작품 속 전개를 방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여성 캐릭터와는 달리, 그는 늘 먼저 나서는 능동적인 인물이었기 때문.
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어느 누구보다 애썼고, 그가 하는 일이라면 뒷일을 걱정하지 않고 솔선수범했다. 이 과정에서 다인은 항상 침착했다. 특유의 차분함으로 위기를 모면했고, 원이 아끼는 딸 랑(김유빈 분)의 건강도 염려하며 살뜰히 챙겼다. '천명'엔 '민폐 여주인공'이란 없었다.
당차고 씩씩한 의녀와 연모하는 남성과 그의 딸을 염려하는 여성의 모습을 오가며 '천명'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애절한 러브라인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원과 랑을위해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선 예능프로그램 속의 이미지를 찾을 수 없었다. 이로써 오랫동안 출연 해온 예능이미지에 대한 우려도 완전히 불식시킨 셈이다.
마지막회에서도 다인은 원의 곁을 지키며 든든한 조력자의 몫을 다했다. 문정왕후의 음모를 파헤치며 이호 등의 안위를 위해 애쓰는 최원의 옆에서 함께 열과 성을 다한 것.
더불어 문정왕후와의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며 극의 정점을 찍었다. 이호를 시해하려 음모를 세운 문정왕후에 팽팽히 맞섰고, 결국 그의 자백을 받아냈다.
이후 원과 다인은 궁궐의 내의원, 의녀가 일반 백성들의 건강을 챙기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천명'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의 모습에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