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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털옷 유난히 좋아했던 육영수 여사, 삼남매 모두 제일편물 옷 입혀
가브리엘 샤넬·덕혜옹주·박근혜 대통령까지…김순희 관장의 인연들
지난 1957년 서울 충무로에 제일편물을 창업한 김순희 초전박물관 관장. 그녀의 50년 편직 인생에 있어 유명인사를 빼놓을 수 없다.

재벌가 며느리 몇몇 중에는 김 관장의 스웨터를 입고 큰 이들도 꽤 많다. 김 관장의 손님으로 제일편물을 왔다 갔다 할 때는 앳된 고등학생 정도였다.

박근혜 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김 관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털옷을 좋아해 꼭 제일편물에서 옷을 구입해 자식들에게 입혔다는 것.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근영, 지만까지 모두 제일편물 옷을 입었다. 1년에 두 번 정도 제일편물을 들렀는데, 항상 홍종철 씨라고 당시 문화공보부 장관을 했던 이가 제일편물로 심부름을 왔다.

홍 씨 자식 6명과 근혜, 근영, 지만 등의 옷을 2개씩 골라 갔고, 육 여사가 그중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근혜, 근영, 지만에게 입혔다고 했다. 김 관장은 “한번 박 대통령을 봬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20세기 여성 패션의 혁명가로 불리는 가브리엘 샤넬〈사진〉. 2009년에는 국내에 ‘코코샤넬’이라는 영화로 소개됐을 정도였다. 김 관장은 샤넬과 직접 만난 얘기도 해 줬다.

지난 1963년 코코샤넬 패션쇼를 갔을 때, 김 관장은 곱게 한복을 입고 있었다. 여름이라 남색 저고리를 걸치고 패션쇼장을 돌아보고 있는데, 샤넬의 비서가 김 관장에게 다가와 “샤넬이 김 관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샤넬은 김 관장에게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무슨 옷이냐? 너무 멋있다. 그 브이넥은 뭐냐?”고 물었던 것. 브이넥은 한복 저고리의 매무새를 멀리서 보고 한 말이었다.

김 관장은 또 조선시대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와의 인연도 얘기했다. 지난 50년 동안 알고 지내던 일본 문화복장학원장에게서 마지막 왕실의 복장, 덕혜옹주의 복장을 전시한 것. 일본 지인은 “한국으로 가져간 후 되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했지만, 국내로 들여와 지난 1월까지 전시를 했다.

김 관장은 일본에 있는 덕혜옹주 복장을 국내로 들여와 전시한 부분에 대해 자부심이 높았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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