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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 “우린 친미국가…하루아침에 北수준 자주 불가능”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대화록에는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수차례 등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과 관련한 김계관 북한 외무상의 설명과 남북경협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북한 측의 발언 직후 한ㆍ미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노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에 의지해온 친미국가라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온 것으로 하루아침에 미국과 관계를 싹뚝 끊고 북측이 하시는 것처럼 이런 수준의 자주를 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또 “점진적 자주로 가야 한다”는 소신을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 전까지는 점진적 자주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정일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주’라는 구호를 사용했다고 말하자 “실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며 평가절하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성이 ‘자주 의지’의 가름대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자주국방이라는 말도 비로소 군대가 쓰기 시작하고, 주적 용어도 없앴다”며 “균형외교라는 말도 공공연하게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인계 철선 이야기를 하는데, 미국이 인계철선을 한다면 우리는 자주권을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대한민국도) 달라지고 있구나 이렇게 보시면 달라지는 것”이라고 북한의 이해를 구했다.

또 작계 5029의 폐지 노력, 그리고 작전통제권 전환 등도 언급하며 “이것이 남쪽 국민들의 보편적 정서로 가고 있다. 자주 문제는 점진적 시간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재인식을 자신한 것이다.

오후 회의 시작도 미국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제일 큰 문제가 미국”이라며 “제국주의가 반성도 하지 않았고 오늘날도 패권적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반미 역사관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제일 미운 나라’ ‘동북아 평화 해칠 국가’를 묻는 여론조사에 당시 국민 상당수가 ‘미국’을 꼽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러한 것이 우리 민족이 자주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환경의 변화”라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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