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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드렁한 金, 盧 집요하게 설득하느라 “북측 변호인"등 문제 발언
7년여만에 다시 만난 남북 정상은 회담 초부터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회담 초 남북 공동선언과 경제협력 등에 대해 심드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측의 변호인 노릇했다“, ”미국에 의지했다“ 등 논란이 일만한 발언을 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일부에서 두 정상 간 생각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6자 회담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선언문 채택=회담 서두 노 전 대통령은 먼저 준비해 간 ‘평화정착-경제협력-통일과 화해'의 3단계 의제를 제의했다. 이에대해 김 위원장은 “공동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인데, 허황하지는 않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먼 빈구호가 되지 않겠느냐”며 ”6.15선언 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7.4공동선언 때 기대를 걸었는데 이런저런 정권의 교체와 정세변화로 빈종이짝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경제)특구 이런 것 못 받아들이겠다 하시면 그렇게 우리도 알겠습니다"라고 정색한 후 오후 추가 회담을 제안한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오후 일정 등으로 머뭇거리자, “여기까지 와서 달랑 두 시간 만나고 가라고 말씀하시면 됩니까”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경협논란=김 위원장은 경제협력에 대해“아주 숭고한 사업"이라 치켜세우면서도, ”(개성공단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조건에서 새로운 공단만 세운다는 것은 허황된 소리"라고 일단 일축하고, “총리나 상(장관)급에서 경제다루는 분들이 생각해보라"고 공을 돌렸다.

이에대해 노 전 대통령은 “남측에서 개성공단을 개방의 미끼처럼 얘기하는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경제확산, 기술확산하려는데 공화국 전체의 법 체제를 한국기업이 활동할 수 있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특구가 아니고는 투자할 기업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문제를 자꾸 총리나 상급에게 돌리려는 김 위원장을 겨냥해 “위원장께서 혁명적 결단을 해야한다"고 밀어부치기도 했다.

▶해주공단 논쟁=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개방요구로 거론된 해주에 대한 공방도 치열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노 전 대통령의 개방 요구에 ”개성도 군사적으로 많이 양보한 것이고, 해주는 군사력이 개미도 들어가 배길 수 없을 정도로 군사력이 집중된 곳“이라며 ”개성에서 어떤 모범이 보이고, 우리가 납득이 될 때 해주 달라면 줘야지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나진, 선봉은 러시아와, 신의주는 중국과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점을 언급하며 해주개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대해 노 전대통령은 인천공항 등 우리 측의 세계적 물류시스템과 발전설비 기술을 언급하면서 결심을 촉구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께서 제기한 대로 조선소를 건설하겠다. 투자하겠다“고 말한다. NLL 아래 공동어로구역과 묶어 서해평화협력지대다.

▶백두산 관광=회담 말미에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북한에 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김 위원장에게 부탁한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에도 평양에도 아무때나 오시고“라고 답했고, 노 전 대통령은 ”백두산도 안쪽으로해서"라고 부탁한다. 이후 김 위원장은 김양건으로부터 중국이 백두산으로 남쪽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인다는 말을 듣고, 직항로를 만들자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제안을 수락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안하겠는데, 자기들 거기다 기지 다 빼고 했는데...“라며 웃었다. 한편 회의 마무르는 화기애애 했다. 김 위원장은 ”만남이 유익했다“고 평가했고, 노 전 대통령은 ”다음 여행권까지 따 놨다“고 화답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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