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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中 증시 2000 붕괴...블랙 먼데이, 메가톤급 위기 오려나

중국 은행간 유동성 위축과 미국 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로 중국 증시가 24일 블랙 먼데이를 맞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 지표가 가뜩이나 쪼그라든 중국 경기를 보여주는 가운데 은행권마저 무너지면서 메가톤급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니라 중국한테 뒤통수를 맞은 기분입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4일 오후 2시 49분 (현지시간) 현재 1966.1포인트로 5.16%나 하락했습니다. 은행주가 무려 6%나 미끄러면서 낙폭을 키웠습니다.

중국 시장이 이처럼 반응을 보이기 전부터 외신들은 우려를 쏟아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신용평가사 무디스를 인용해 중국 중소은행들이 최근 신용경색에 따른 자금압박을 더욱 크게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무디스는 “지난해 말 중국 중소은행 자금원의 23%가 은행간 대출시장으로부터 왔다”면서 “이는 9%인 대형 국영은행들과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아직까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자금을 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외신들은 21일 500억위안(약 9조원)이 시중에 풀리면서 콜금리가 한풀 꺾였다고 전했지만, 24일 중국 언론들은 “중앙은행이 돈을 풀지 않고 있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23일 런민은행 분기 통화정책회의는 “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 불변”이라며 “필요하면 미세 조정한다”며 방침이 변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일부 시중은행이 부도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마당에 중국 언론들은 “중국의 돈가뭄은 글로벌 시장의 것과 다르다”며 ‘중국식 돈가뭄’ 이라며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는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논평에서 “시중에 유동성은 충분하다. 다만 제자리에 가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고조된 유동성 압박은 그림자 금융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유동성 위축 이유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진짜 유동성 긴축의 돈가뭄을 겪고 있는가”라고 자문한 뒤, “많은 대기업들이 여전히 고수익 자산운용상품을 대거 구입하고 여유자금은 투기 대상을 찾고 있다”는 답을 통해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근 신용 경색은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실물 경제와 무관한 구조적 이슈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에도 중국 당국이 계속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진짜 위기인데도 정치적 이유 등 다른 문제로 이를 감추고 있을 때 입니다. 중국인들이 흔히 쓰는 말처럼 “문제는 문제시 할 때 생기는 것이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외신들은 중국이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위기를 모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금융시장에 글로벌 자금이 유입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를 7.4%로 기존보다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전했습니다. 내년 전망치도 7.7%로 기존보다 0.7%포인트 낮췄습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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