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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냉키 발언은 양적완화 축소지 출구전략 아냐” 신중론 고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출구전략은 아직 멀었다(?)”

‘버냉키 쇼크’로 세계 경제가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성급한 출구전략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나왔다는 시장의 해석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단순한 시장의 반응에 휘둘리기보다 버냉키가 시장에 전달하고자 한 진의가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숙고해보자는 주장이다. 성급한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유럽과 일본ㆍ중국 등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버냉키가 신중하게 출구를 바라보다’ 제하 사설에서 “이번 사태에서는 무엇보다도 연준의 대중과의 소통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구전략 충격을 줄이려면 시장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실행 시기도 신중하게 택해야 한다는 일종의 신중론이다.

버냉키의 한 마디에 세계 증시가 폭락한 것이 과연 누구 잘못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버냉키가 실수를 저질렀느냐, 아니면 그가 옳았지만 과도한 해석으로 시장이 실제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느냐의 문제다.

일단 버냉키의 조치에 대해 전문가는 대부분 ‘올 게 왔다’거나 ‘할 걸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적어도 버냉키가 실수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FT는 사설에서 “버냉키의 발언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라자르캐피털마켓 이사인 아트 호건은 “버냉키는 사람들이 기대한 것보다 훨씬 명확하고 투명하게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20일(현지시간) ‘연준은 할 것을 했다. 그런데 왜 시장이 망가졌을까’ 제하 기사에서 “이번 버냉키의 발언은 파티가 시작되면 음료수를 내놓는 것과 같이 시기적절한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경제 성장이라는 파티가 시작되면, 당연히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는 “연준은 지난 5년간 파티를 열지 못했다. 최근에는 음료수뿐 아니라 록밴드와 바(bar)마저 대동해놓고 파티를 준비해오다 드디어 할 걸 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만 이번 기회에 얻은 교훈 하나는 파티 준비물을 한꺼번에 다 내놔버리면 아슬아슬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버냉키 발언으로 휘청거리는 국제 증시를 우회적으로 가리켰다.

FT 인사이트란 기고자인 질리아 테트는 ‘난기류 속 QE 출구가 보인다. 안전벨트를 꽉 매라’란 기사에서 “지금은 출구전략 준비를 시작할 때라는 버냉키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FT 칼럼니스트 마틴 샌부도 ‘Fed는 잊어라, 진짜 골칫거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제하 기사에서 “버냉키의 발언이 틀렸다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출구전략이 있는 연준은 문제가 아니다. 출구전략이 없는 ECB가 문제”라고 했다.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 해석에 오해가 있었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이번에 버냉키가 밝힌 것은 양적완화의 축소와 종료에 대한 것이지, 출구전략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곽현수 신한은행 글로벌 분석가는 “투자자 중 상당수가 양적완화 종료를 출구전략의 시작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번에 연준이 밝힌 양적완화 축소는 기존 경기부양책의 축소이지 출구전략의 시작은 아니다. 출구전략은 2015년 전후로 예정된 금리인상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QE가 끝나도 출구전략은 멀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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