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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확고한 비핵화‘+親韓기류 =북한 굴용적 비핵화 카드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확연하게 달라진 중국의 입장이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전가의 보도’같은 비핵화를 언급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친한(親韓)기류에 몸이 단 북한은 대화공세를 ‘한반도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으로 돌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핵무기를 통해 재래식 군사력의 격차를 극복하고 자원을 경제 개발에 집중한다는 ‘핵무기-경제건설병진노선’을 중국에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려던 북한은 오히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김정은의 핵심 측근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파견했지만 중국의 마음을 돌리는데 실패했다. 최룡해는 시진핑 주석을 만나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북한의 핵무기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면전에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핵을 용납치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는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더욱 확고히 드러났다. 시진핑 주석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중에 “핵무기 개발하려는 김정은을 굴복시키겠다”며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한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비핵화 원칙에 대해 중국이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도 북한으로선 고립의 위기로 다가왔다.

한반도 업무를 오랜 기간 맡아온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은 16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3요소인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가운데 비핵화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의 안정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다소 손상시키더라도 비핵화를 위해 움직이겠다는 뜻을 한국에 전달한 것이다.

결국 북한이 비핵화를 처음으로 언급하며 미국에 고위급 대화를 제의한 것은 북핵 협상의 진전을 중국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판단한 북한이 택한 반전의 카드로 보인다. 한ㆍ중 정상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직접 들어주기 전에 미국과 직접 담판을 짓겠다는 것.

“비핵화 원칙은 유훈(遺訓)”이라며 대화 제의에 무게감을 실은 것도 “비핵화를 위해 책임있는 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오기 위한 전술적 제스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역설적인 것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성공할지 여부도 중국의 손에 달렸다는 점이다. 비핵화의 의지 표명으로는 부족하다는 미국을 설득하려면 결국 중국이 북한의 행동 변화를 담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에 좀더 유연한 태도를 요구하고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북미대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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