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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 ‘문재인의 분노’… 내친김에 대권 재도전?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더 이상 ‘신사’가 아니었다. 좀체 ‘거친말’을 사용치 않는 문 의원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분노’란 단어를 거푸 사용하며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보탰다. 일각에선 문 의원이 지난해 대선 출정식 꼭 일년만에 ‘기자들과의 산행’을 가졌다는 점을 근거로 ‘2017년 대선 출정식’이란 해석도 나왔다.

문 의원은 지난 16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 묘지탑에서 출발해 북한산 대동문 코스를 기자들과 올랐다. 문 의원이 대선 패배 후 기자들과의 면대면 행보는 처음이다. 지난해 대선 출정식(6월 17일) 이후 꼭 1년만에, 대선 패배후 약 6개월만이다.

문 의원은 ‘국정원 사태’와 관련한 첫 대답 문장에만 ‘분노’라는 단어를 세차례나 썼다. 그는 “국정원 부분은 분노, 분노, 분노가 치민다”며 “국가 정보 기관이 특정 후보의 당선을 막아야겠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선거를 좌우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 의원의 ‘분노’는 이어졌다. 그는 “그런 식의 시도가 행해졌다는 자체도 분노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경찰이 수집한 증거자료까지 파기해버리고 왜곡된 발표를 하고 그것은 파렴치한 행위”라며 “그런 것도 정말 분노스럽다. 수사결과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아직도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려는 그런 식의 행태들이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어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가 자기를 음해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했고 ‘사실이 아닌 경우 제가,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뒤집어 말하면 사실로 드러나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아니겠냐. 저는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 의원은 “그러나 이제와서 박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바람직 하지 않다”며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문 의원은 김한길 당대표가 추구하는 ‘당원 중심주의’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의원은 “당원중심이라는 것은 전 국민 가운데 적어도 1% 이상 되는 분들이 당원으로 참여하고, 분포가 전국적으로 골고루 돼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것이다”며 “그러나 현재 민주당 당원은 불과 몇만명이고 지역적으로도 편중돼 있다. 지금 당원중심으로 갈 경우 국민과 일반 유권자들의 의사와 (당의 의사가) 동떨어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 대행이 탈당한 것과 관련, “사전에 교감이나 그런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분과 저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대행은 지난 5월 4일 전당대회에서 모바일 등 ‘국민 참여’ 방안이 배제된 것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며 탈당한 바 있다.

‘진보적 자유주의’를 내세운 안철수 의원도 문 의원의 비판 대상에 올랐다. 그는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도 진보적 자유주의 입장에 있었다.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민주당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쓴다면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적 자유주의’를 새로운 정치 지향으로 꺼내든 안 의원측에 대해 ‘우리도 해봤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이날 문 의원의 ‘기자들과의 산행’을 차기 대선 출정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로써 문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닫았던 입을 열었다. 문 의원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2017년’을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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