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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증시 ‘E의 공포’…거품 꺼지기전까지 엑소더스 계속된다
글로벌 자금 5월부터 이탈 시작
한국시장도 GEM펀드 유출 동조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회수 분석

노무라 “주가 12362까지 빠지면
日 아베노믹스 실패로 규정될것”

전문가 “하반기 펀더멘털 예의주시”
FOMC회의 이후 공포완화 전망도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와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출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연초 경기 회복 기대감에 랠리를 맞았던 글로벌 시장은 4월부터 자금 흐름에 이상징후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국제 금값이 폭락하고, 아베노믹스 실패론이 나오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ㆍ일본 국채 가격과 아시아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마저 나타났다.

지금 보이는 회복세가 각국 정부가 시중에 돈을 풀어 나타난 눈속임이자 거품일 수 있다는 공포가 자금 이동을 촉발한 것이다.

▶글로벌 자금 5월부터 신흥시장 이탈 시작됐다=한국 시장에서의 자금 이동은 이미 지난 5월 말부터 이뤄졌다. 이 시점은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의 자금 순유출과 정확히 일치한다.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 신흥국인 한국은, 신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ETF)들로 구성된 GEM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매도세가 유독 거셌다는 데 있다. 업계는 이를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의 회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출구전략에 대해 입을 떼자,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시장금리는 올라가고 달러가치는 상승했다. 달러가치가 상승하면 양적완화로 각국에 투자한 자금의 외화평가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돈을 공급했던 국가로 다시 자금이 유입되는 ‘네거티브 캐리트레이드’가 일어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나타난 외국인 매도는 원화 약세를 예상하고 움직인 것”이라며 “원화 약세는 시간이 지나면 수출 경쟁력 강화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본의 외화 평가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어 원화표시 자산 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출구전략을 단행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경제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연말까지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가 180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도쿄 증시가 현재보다 더 빠진다면 위험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는 “최근 증시 혼란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시험대이므로 심각한 일”이라며 “주가가 새로운 양적완화 발표가 있었던 4월 4일 이전의 12362.20까지 빠진다면 시장 관측자들은 아베노믹스를 실패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품’이 꺼지기 전까진 위험자산 외면할 것=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회수되는 가장 큰 원인은 위험자산의 랠리가 인위적인 돈풀기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공포심’이다. 펀더멘털이나 근본적인 경제체질 개선이 밑바탕되지 않는 단순한 유동성의 힘으로 시장이 움직였고 이는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에 불과했다는 뒤늦은 자각인 셈이다.

네거티브 캐리트레이드로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 우려가 불거지면서 부도위험 가능성을 얘기하는 CDS 금리가 상승한 것도 이 같은 경제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실질적인 성장에 따른 경기회복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불안 심리로 인해 신흥시장의 하락세는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시장 행보가 철저히 ‘정책과 기대’에 의존했다면, 하반기는 ‘펀더멘털과 확인’을 전제로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제지표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핵심은 글로벌 자금이 불안하다고 여기는 국가, 즉 동남아나 라틴아메리카 같은 곳에서 돈을 빼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으로선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 지표가 확인되면 다른 신흥국과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연진ㆍ김우영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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