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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광역자치단체 ‘막내’ 세종시…명당에 자리잡았죠”

연기군 전역, 공주시·청원군 일부 합쳐
세종시 면적 464.84㎢…국토의 0.5%

36개 기관 입주…완공되면 龍의 형상
배산임수·금계포란형 갖춘 길지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세종시라고 합니다. 제가 제 소개를 하려니 쑥스럽네요.

제 정확한 이름은 세종특별자치시고요. 지난해 7월 우리나라의 17번째 광역지방자치단체로 출범했습니다. 시ㆍ도 중 막내여서인지 면적도 464.84㎢로 가장 작습니다. 국토(10만188㎢ㆍ북한 제외)의 0.5%가량을 차지하죠.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사람들은 저를 세종시가 아닌 충청북도 청원군, 충청남도 공주시ㆍ연기군으로 각각 나눠 불렀습니다. 연기군 전역과 공주시ㆍ청원군 일부가 합쳐져 세종시가 된 거죠.

제 행정구역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연기군은 조선 성종 때 10도제 실시와 함께 중원도(현 충북) 산하 청주의 속현인 연기현과 전의현으로 출발했습니다. 1895년(고종 32년) 연기군과 전의군으로 바뀌었고, 일제시대 경부선 개통(1905년)과 함께 기차역이 들어선 조치원이 급성장하면서 군청사까지 유치했죠.

1914년 행정구역 개편과 함께 전의군과 공주군 일부를 통합한 연기군이 탄생했습니다. 제가 생기면서 연기군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남면이 연기면으로 바뀌면서 ‘연기’라는 이름을 잇고 있죠.

연기군 시절에는 특산물인 복숭아를 의인화한 ‘으뜸이’라는 캐릭터를 마스코트로 썼죠. 단종을 위해 충절을 지킨 사육신 중 한 사람인 성삼문(1418~1456)의 고향이 바로 연기입니다. 


‘세종’이라는 이름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묘호(廟號)에서 땄습니다. 세종대왕을 기리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한솔동 전 지역과 금남면ㆍ연기면 일부 법정동ㆍ법정리의 이름은 전래 명칭이나 세종대왕 관련 명칭, 순우리말을 사용해 지어졌습니다.

정부 부처 이전과 신도시(행복도시) 건설의 영향을 받아 제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죠. 증가율이 시ㆍ도 중 1위랍니다. 올 4월 말 기준으로 11만8740명이 저를 보금자리로 삼아 생활합니다.

광역자치단체 승격 전인 지난해 6월 말 연기군 인구(9만212명)와 비교하면 1년도 안 되는 새 무려 31.6%나 증가한 거죠. 조성 중인 정부세종청사로 더 많은 부처가 이전하면 인구도 더 늘 겁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에 따르면 9부ㆍ2처ㆍ2청 등 36개 중앙행정기관이 내년 말까지 이사합니다.

청사에는 지난해 국무총리실ㆍ기획재정부ㆍ농림축산식품부ㆍ환경부ㆍ국토교통부ㆍ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들어왔고, 아직임시지만 해양수산부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는 교육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보건복지부ㆍ고용노동부ㆍ국가보훈처 등이, 내년에는 법제처ㆍ국세청ㆍ소방방재청ㆍ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차례로 입주할 예정입니다.

예부터 선조는 집터나 도읍을 정할 때 가문과 나라의 운이 계속 영원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풍수지리를 활용해 왔습니다. 조선이 건국 당시 지금의 서울인 한양을 수도로 정할 때도 그랬습니다. 과거 정부가 행복도시가 들어설 곳으로 저를 고른 것도 나름대로 풍수지리를 고려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저의 지형을 보면 명당의 조건인 배산임수(背山臨水)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ㆍ금빛 닭이 알을 품은 형상으로,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함)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충청지역 명산인 계룡산과 금병산이 저를 감싸고 있고, 금강도 저를 가로질러 동쪽에서 남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청사 옥상에 조성된 산책로에 올라가면 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공무원도 넓게 탁 트인 청사 주변을 둘러보면 가슴이 시원해지고 답답했던 마음도 뻥 뚫린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이 청사가 풍수지리의 백미입니다. 아직 완공이 안 됐지만, 조감도를 보면 마치 비상(飛上)을 위해 꿈틀대는 용을 닮았기 때문이죠.

서울의 풍수지리 덕분에 조선왕조가 500년이나 이어질 수 있었다고 일부 풍수전문가는 이야기합니다. 용의 형상을 본뜬 청사를 세우고 임기를 시작한 박근혜정부는 어떨까요. 풍수지리가 정말 신통한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만, 현 정부가 저와 청사의 기운을 받아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처럼 국운을 상승시켜주기를 온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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