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계 헌혈자의 날…그런데 ‘젊은 피’만 뽑힌다
[헤럴드경제=이지웅ㆍ신동윤 기자]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이한 가운데 우리 나라 헌혈의 대부분은 ‘젊은 피’에 의해 채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 현장에서 수혈의 90% 이상을 50대 이상 연령층이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헌혈자와 수혈자의 불일치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대한적십자사의 ‘2012 혈액사업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헌혈 건수를 연령별로 구분한 결과 지난해의 경우 16세 이상 29세 이하 연령층의 헌혈 점유율은 80%에 육박했다. 16~19세는 38.5%, 20~29세는 40.2%에 달했다.

하지만 30~39세는 12.6%, 40~49세는 6.2%, 50~59세는 2.2%, 60~69세는 0.3%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이런 고연령층의 낮은 헌혈 점유율은 2011~2007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16~19세 청소년의 헌혈 점유율은 2009년까지 35% 선에 머물다 2010년부터 40% 선으로 크게 뛰었다. 이는 2010년 7월부터 헌혈 1회를 자원봉사활동 4시간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탓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우리 나라 헌혈 경험 비율은 45.3%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헌혈가능인구(16~69세) 대비 헌혈률은 2009년(7.34%), 2010년(7.17%), 2011년(6.97%), 2012년(6.87%)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헌혈의 수혜자는 대부분 헌혈 참여율이 저조한 고연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병원 헌혈센터의 박규은 교수는 “중앙대학교 연구팀이 2012년 한해 동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수혈의 90%를 50대 이상 연령층이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선 젊은층은 줄어들고 고령층은 늘어나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처럼 젊은층에 집중된 헌혈 연령 분포로는 향후 헌혈량이 크게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10년 3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김영섭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헌혈진흥팀 과장은 “30대 이상 연령층은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피로ㆍ시간 등의 이유 때문에 개인적으로 헌혈하는 것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기업ㆍ정부 등에서 헌혈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기업의 직장인들은 ‘헌혈버스’를 통해 단체로 헌혈에 참여하거나, 헌혈자는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하는 ‘헌혈공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일본은 이러한 우리 나라와 달리 30대 이상의 헌혈 점유율이 75%나 됐다. 40대가 27.4%로 가장 많았고, 50대는 17.6%, 60대도 6.9%나 됐다.

plat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