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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세종시에 대한 전문가 진단은
[헤럴드경제=권도경ㆍ김우영 기자] 세종특별자치시는 미완의 도시다. 정부는 2014년까지 36개 정부기관 이전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지리적으로 국토 중심부에 자리 잡은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성공하면 국토 균형 발전을 선도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세종시를 둘러싼 과제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 정부 부처가 분산되면서 ‘지방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지만 이에 따른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행정 비효율성이다. 도시로서 자급자족 기능도 서둘러 확보돼야 할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세종시는 ‘반쪽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의 기계적인 분산이 아닌 국토 균형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보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완의 도시 불거지는 문제점=‘세종시 시대’가 열리면서 중앙 행정 기능은 서울과 세종시에서 이원화돼 수행되고 있다. 총 36개 정부기관이 세종시로 내려가지만 청와대와 국회, 외교통상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은 수도권에 남아 있다. 이에 세종시 출범 이후 각종 회의나 업무 조정을 위해 총리와 장관들이 수도권을 빈번히 오가는 실정이다. 각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로 이전한 부처 장관들의 일정은 80% 이상 서울 등 세종시 이외의 공간에서 수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최대 과제로 행정 비효율을 꼽았다. 물리적인 거리로 파생되는 문제 탓에 정부 부처 간 유기적인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일욱 단국대 정책과학연구소 교수는 “정보통신망 발달과 교통망 확충에 따라 공간적 거리로 인한 제약이 많이 축소됐다고는 하나, 수도권으로의 빈번한 출장 등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간 거리상 이유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보완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 결과, 공무원사회에서 서울 중심의 행정사고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혜천 목원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아직 세종시가 실질적인 도시 기능이나 행정중심복합도시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업무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뤄지고, 공무원들 역시 서울과 세종시를 왕래하는 경우가 많아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아직 잡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자족 기능을 어떻게 보완할지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12월 주민 입주가 시작된 세종시에는 주택과 병원, 학교, 문화시설 등 각종 생활 기반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교수는 “외형적ㆍ물리적인 도시형태를 갖춘다고 해서 도시 기능이 완비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세종시는 물리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지만, 행정ㆍ산업ㆍ복지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어우러져야만 도시로서 완결성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섭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정주 기능 등이 부족해 공무원들이 세종시에 정착하는 데에 애로점을 겪게 되면서 세종시를 외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범 취지 맞게 보완책 시급=정부가 세종시의 출범 취지대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세종시가 국가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로서 기능을 다하게 하려면 대전과 충주, 천안 등 주변 충청권역과 연계해 중부권 중심도시 체계를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각종 자족 기능을 위해 과학비즈니스 벨트나 첨단 복합산업단지 등도 계획대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도 기업 등 산업계와의 연계를 통해 동반 발전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기업 등 산업체와 대학 등 교육기관을 통한 공동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세종시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대학과 주변 지역의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원안대로 간다면 2~3년 내 도시의 틀이 완비돼 상당 부분 보완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신희권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행정수도로서 중심성을 갖기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2~3년 내 정부 부처들이 추가 이전하고, 예정대로 생활 기반시설이 갖춰진다면 지금보다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영ㆍ호남 등 다른 지역에서 세종시에 접근할 때 교통 편의성이 떨어지는 것은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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