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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눈치보고 나섰는데... 대화무산, 한ㆍ중정상회담에 어떤 영향?
남북대화 무산으로 우리나라와 북한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이혜 계산도 한층 복잡해졌다. 특히 특사 방문 이후 남북대화 제의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자평해온 중국은 소식이 알려진 이후 침묵을 지키며 복잡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와 함께 남북 대화 및 6자회담 등 대화 국면 전환 의지가 민감한 핵심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우리 정부와 외교 당국은 이번 대화 무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손잡고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고 핵무기 개발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최근 한미 정상, 그리고 미중 정상간 합의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중국이 최근 북한을 더 이상 혈맹이 아닌 일종의 국제사회에 대한 부채로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즈는 지난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 “중국은 (북한의) 행동 변화가 있을 때까지 김정은을 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을 상대해온 만큼, 이번 회담 지연도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라는 우리측의 설명을 중국 정부도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상대에게 존중 대신 굴종과 굴욕을 강요하는 행태로 (남북회담을) 하는 것은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회담 제안을 ‘격’이라는 형식적인 문제로 무산시킨 점은 향후 대중 외교관계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의 대화 제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은 “남북 쌍방이 접촉과 대화를 회복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느끼고 이를 환영한다”고 한 외교부의 공식 논평, 그리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으나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과 대화 제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진단한 중국 관영 언론의 분석 등을 통해 이번 남북회담 속 자신들의 역할론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이런 중국 정부의 기대가 결과적으로 무산된 만큼,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득하고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좀 더 어려워 졌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차례 대북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론을 계속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7일 전군 주요 지휘관 조청 오찬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하겠다고 밝혀왔다”며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하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중 정상회담을 앞선 한미, 미중정상회담에서 확인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중 3각 공조’의 완결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다만 우리정부와 북한 모두, 대화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북한이 당국회담을 제의한 것이 단순히 남북관계만 염두에 뒀다기 보다는 중국, 미국 등 국제정세까지 감안했다는 점에서 한중 정상회담 이후 다시 국면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북한의 당국회담 제의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면담 이후 나왔고, 또 미중 정상회담까지 고려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도 이어질 요인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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