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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회담 무산>돌변한 북한, ‘개성공단 완전 패쇄’ 극단적 선택 가능성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12일 예정됐던 남북 당국회담이 결국 파탄나면서 남북관계가 안개속으로 치닫고 있다. 대화의 명분을 축적했던 북한이 개성공단 완전 패쇄 등 벼랑끝 전술을 다시 구사할 공산도 커졌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남북경협에 목을 매고 있는 입장을 감안하면 섣부른 비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남한이 여전히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하고 북한도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며 여지는 남겨뒀지만 한번 동력을 상실한 남북관계는 한동안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북한이 ‘엄중한 도발’이라는 강경한 표현까지 동원해가며 회담 무산의 책임을 전적으로 남측에 돌렸다는 점에서 잠시 동안 유지하던 대남유화책을 다시 대결정책으로 회귀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이 최근 보여준 ‘저자세 행보’는 3차 핵실험을 비롯해 올해 들어 잇따라 쏟아낸 강도 높은 도발과 위협에 비교하면 놀랄 정도의 수준이었다.

북한은 6·15 공동행사 개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당국간 회담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자 남측 당국자들의 행사 참가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는가 하면, 이번 당국회담 사전협의를 위한 실무접촉 장소를 개성으로 제안했다가 남측이 판문점으로 수정 제안하자 군소리 없이 수용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6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안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합의한 7·4 공동성명 기념행사를 거론한 것도 박근혜 대통령을 배려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실무접촉에는 박 대통령의 인연이 있는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내보냈다. 김성혜는 2002년 박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때 3일동안 지근거리에서 안내했던 인물로, 북측은 김성혜를 통해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되던 대화국면에 급제동이 걸리게 됨에 따라 북한의 대남정책과 남북관계는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이 상대방의 직급이라는 예민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물러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남북관계가 당분간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문제 등 남북간 현안도 당분간 답보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남북은 앞서 진행된 실무접촉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모든 의제중 가장 먼저 꼽으며 문제 해결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당국회담이 무산되면서 오히려 대화를 통한 해결의 길만 좁히고 말았다.

특히 개성공단의 경우 가동 중단된 지 두달이 넘은 상황에서 조만간 시작될 장마로 인한 기계·설비 피해가 예상돼 최악의 경우 완전 폐쇄의 수순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밖에 남북 당국회담 준비를 위해 3개월만에 복구된 남북 판문점 연락채널도 다시 단절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금줄이 막힌 북한의 입장에서 남측과의 경제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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