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가산동의 패션 타운은 본래 의류 업체들이 이 곳에 공장을 두고, 이월상품 등을 싸게 팔다가 아예 전문적인 패션 아울렛 형태로 자리잡게 됐다. 아울렛마다 역사와 규모, 입점 브랜드의 면모 등은 다르지만, 경쟁 업체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가산동 패션 타운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다짐 만큼은 비슷하다.
가산동 아울렛 붐의 ‘원조’격인 마리오아울렛은 ‘아시아 최대’라는 규모가 가장 큰 강점이다.
마리오아울렛은 2001년 1관을 연 이후 규모를 꾸준히 늘려오다 지난해 3관을 열면서 브랜드 수 기준 아시아 최대 아울렛이 됐다. 영업면적은 13만2000여㎡, 입점 브랜드 수는 500여개다.
3관을 연 이후 매출은 단번에 급증했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나 올랐고, 같은 기간 방문자수도 76% 이상 늘었다. 지난 4월에는 누계 방문자수가 1억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는 가장 오래된 건물인 1관 리뉴얼도 준비하고 있다. 마리오아울렛 측은 1관이 재단장해 문을 여는 오는 9월께에는 리뉴얼 효과를 다시 누릴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35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리오아울렛과 2강 구도를 형성해온 W몰은 원신아울렛이 전신이다. 지난해 지하 층을 보수하고 7층부터 9층까지를 증축하는 등 일부 리뉴얼을 단행했지만, 규모로는 가산동 아울렛 ‘빅3’ 중 가장 작다. 브랜드 수는 기존 240개에서 40여개 가량을 보충해 280여개. 연 매출은 3000억원대 수준이다.
W몰은 규모 대신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W몰은 아울렛에서는 보기 드물게 백화점식으로 층별 구성과 브랜드 배치를 해놔,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 남성 휴게실과 VIP룸 등 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W몰은 충성 회원이 많은 것도 강점이다. W몰 포인트카드 회원은 47만명. 이 중 VIP는 1만명 정도다. VIP 회원 중에는 W몰에서 물건을 떼어다 중국에서 파는 ‘보따리상’들도 상당수다. 제품 가격이 보통 백화점보다 40%, 최대 80%까지 저렴하기 때문에 W몰을 도매 거점으로 활용할만 하기 때문이다. ‘장사하는 손님’을 제외하고 일반 VIP만 치자면 4000여명 정도. 이들을 상대로 고객관리를 꼼꼼하게 하기 때문에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다. 올해는 연 매출 320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하이힐 아울렛은 ‘가산동의 복합쇼핑몰’을 표방하고 있다. 롯데시네마와 외식 공간이 있고, 연면적 9만9000㎡의 공간 중 친환경 옥상정원 등 휴게 공간을 넓게 배치해 쇼핑과 문화의 만남을 콘셉트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이힐 아울렛은 개장한 지 3개월이 채 안됐지만 벌써 주말 방문객이 평균 3만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산동 패션타운의 주말 유동인구가 평균 10만여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집객면에서는 마리오아울렛이나 W몰과 더불어 가산동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하이힐은 올해가 영업을 시작한 첫 해이지만 신규고객 창출에 집중해 3000억원 상당의 연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가산동의 패션 아울렛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업체들은 내심 ‘아울렛 3파전’을 반기고 있기도 하다. 굵직한 아울렛이 3개나 모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산동=패션 타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전체 파이가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산동 일대 아울렛들은 지난해 평균 15% 가량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경기 영향이 생각보다 커지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출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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