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근혜 “이번 만큼은 바꾼다".. 남북 게임체인지 강력한 의지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6년만에 재개되는 남북당국회담이 하루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이 팽팽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과의 회담에 있어서도 ‘게임 룰’ 변경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며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15년간의 관행에서 벗어나 ‘박근혜식 대북 문법’을 통해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안보 관련 부처들이 통일부를 중심으로 남북당국회담을 잘 준비하고 정부가 그동안 견지해온 제반원칙들과 국민의 여망을 잘 감안해 회담에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남북대화의 가이드라인으로 ▷원칙과 ▷국민여론을 제시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원칙’을 남북대화의 큰 틀로 제시한 데에는 ‘도발→협상→지원’을 되풀이했던 ‘남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중과도 맞물려 있다. ‘남북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를 하나 둘씩 두면,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원칙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줄곧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여기엔 ‘북한의 의도에 끌려가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은 아예 처음부터 차단하고 가야 한다’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강경론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이례적으로 “당국자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격(格), 그런 격들로부터 신뢰가 싹트지 않겠냐“라고 말한 것도 ”원칙에 예외는 없다“는 ‘박근혜식 대화문법’의 일부분인 셈이다. 이와함께 실무적인 회담이 되려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은 사람들이 격이 맞아야 된다는 생각도 깔려있다고 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남북당국회담에 참석할 북한 수석대표의 위상에 대해 “실질적인 회담이 되려면 (정책) 결정권자를 중심으로 만나는 게 좋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정부가 남북당국회담을 ‘1박 2일의 원포인트 회담’으로 템포를 짧게 가져가는 것도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고 실리적인 결과물을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에서 나왔다고 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생각할 틈을 주지않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 각 현안을을 조각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새로운 방법론인 셈이다.

이와함께 과거처럼 어중간한 봉합으로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고, 북한 대표단의 시내관광 등 정치적 목적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하고 실리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실용론’도 한 몫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은 이와관련 ”개성공단 문제 등 남북현안에 근본적인 처방은 하지 않은채 어중간하게 봉합해 남북이 마치 화해한 것처럼 제스처를 취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오랜만에 회담 테이블에 앉은 만큼 새로운 원칙에 따라 실리적인 결과물을 끌어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신간 ‘정세현의 통일토크’에서 ”북한은 틈새 시간이 생기면 다음번 협상에서 몸값을 올릴 카드를 개발해 놓고 느긋하게 다음 협상을 기다린다“며 ”북한과 협상할 때는 ‘틈새 시간’을 주면 절대 안된다“고 조언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처럼 ’박근혜식 대북 문법‘으로 초반부터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데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변화된 정세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실용론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중국이 신(新)대국 정책으로 북한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지금을 놓치면 15년간의 악순환적인 관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한 번 휘두른 채찍을 멈추면 과거와 똑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수 뿐이 없기 때문에 강하게 나갈때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