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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건은 21위, 류길재 11위... 급이 안맞는다는 북한의 논리는
남북당국회담의 수석대표 급을 두고 남북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직급체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측은 통일전선부 부부장이면 장관급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정부는 정부 권력서열로 보나 협상 중 가지는 권한으로 보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보내야 급이 맞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양건은 2012년 4월 주석단 서열 기준으로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에 이어 21위였다. 반면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공식적인 의전서열은 11위다. 여야 당대표, 감사원장,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외교안보실장 등 ‘비공식 의전서열’을 감안해도 20위권 이내에 들어있다.

그동안 남북 장관급 회담에 나온 북한 대표에는 ‘내각참사’라는 명패가 달렸다. 북한은 ‘특임장관급’ 이라고 한다. 참사(參事)라는 관직은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외교가에서 사용하는 참사관은 2급 공무원에 해당하며, 과장 또는 부국장 급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내각참사가 부국장급에 불과하지는 않다. 상시직이 아니라 임시직이다보니 정확히 어느 정도의 급인 지 알 수는 없지만, ‘참(參)’이 들어가는 관직명이 많았던 조선시대를 살피면 이해가 쉽다.

조선에서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하는 당상관(堂上官, 3품 이상 관리) 중 ’참‘이 들어간 관직으로는 정2품인 참찬(參贊), 종2품인 참판(參判), 정3품인 참의(參議), 종3품인 참지(參知)가 있다. 현재 장관에 해당하는 판서(判書)는 정2품이다. ‘참’이 들어간 관직이 장관급 이하인 셈이다. 그럼 북한은 왜 굳이 장관급 회담에 이런 ‘차관급’을 내세울까?

북한은 노동당이 정부를 지배한다. 당 아래에 내각총리가 있고, 당 간부들이 각 부처의 장(長)을 맡는 구조다. 조선시대로 따지면 행정 각부인 6조(曺)를 통괄하는 의정부 역할을 노동당 정치국이 한다. 통일전선부는 행정부 조직이 아니라 당 조직이며 김양건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기 때문에 ‘장관 이상’이라는게 북한의 주장이다.

김 부장은 남북대화에서 한 명의 장관 이상 역할을 했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대통령을 보필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장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4명에 맞서 홀로 김정일 전 위원장을 보좌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영향력에 비해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이 최고지도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신임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홍길용ㆍ원호연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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