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F-X) 사업이 가격입찰과 가계약 체결, 기종결정 평가 등 막바지 수순만을 남겨둔 가운데 후보업체들이 밝힌 절충교역안이 최종 기종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10일 현재 알려진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유로파이터)과 보잉(F-15SE), 록히드마틴(F-35A) 등 3사의 절충교역안은 모두 우리 군이 목표로 한 50% 이상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무기를 판매할 때 반대급부로 기술을 이전하거나 상대국으로부터 무기나 부품을 수입하는 절충교역과 관련해 핵심기술 이전과 함께 약 20억달러 수준의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F-X 사업으로 차기전투기 60대를 도입해 F-4, F-5 등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려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절충교역을 통해 선진 항공기술 확보와 경제적 파급 등 부차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월 구매 금액의 50% 이상을 절충교역 목표로 정하고 각 업체에 제안요청서를 보내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특히 국내업체와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항공우주연구원 등 민ㆍ군 협력 아래 410여개의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3사의 절충교역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EADS사의 경우 60대 중 53대를 한국 내에서 최종 조립하기로 해 생산기술 이전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종 선정의 핵심은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투기의 성능이지만 절충교역 조건도 상당히 고려사항”이라면서 ”만약 유로파이터를 도입하고 국내에서 조립생산할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전투기 생산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국내 항공산업 협력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록히드마틴은 협상 막판 한국군 독자 통신위성사업 지원 계획을 밝혀 높은 점수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사 모두 우리 군의 절충교역 목표를 넘어선 데다 절충교역이 기종결정 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큰 변별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F-X 기종결정 평가는 수명주기 비용 30.0%, 임무수행 능력 33.31%, 군운용 적합성 17.98%, 경제적ㆍ기술적 편익 18.41%의 가중치에 따르게 돼 있는데, 절충교역은 경제적ㆍ기술적 편익의 일부분으로만 반영된다.

군 관계자는 “3사 모두 절충교역 기준은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평가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절충교역이 기종결정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