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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6년만의 남북당국회담, 냉철한 자세로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 실무접촉에서 ‘남북당국회담’을 12~13일 서울에서 갖기로 합의했다. 일요일인 9일 오전부터 10일 새벽까지 그야말로 밤샘 진통 끝에 이뤄낸 결실이기에 그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애초 우리 측이 제안한 장관급회담 대신 남북당국회담으로 명칭이 바뀐 점, 특히 수석대표급을 놓고 우리 측이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한 대신, 북측은 ‘상급 당국자’로 각기 달리 표현한 점 등은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양측 모두 말 못한 저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사리 소통을 이룬 이상 회담 직전까지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라도 회담다운 회담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다. 진정성만 확보된다면 양보와 타협을 통해 얼마든지 추가 합의를 이뤄낼 수도 있다. 가령, 또 다른 쟁점인 ‘6·15 및 7·4 공동성명 발표일 기념문제’에 대해 우리 측이 ‘한시적 수용’ 등 융통성과 포용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북측 단장의 격을 끌어올리는 주고받기식 타협이 그 중의 한 방법일 것이다.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일단 대화 제의에서 실무접촉에 이르기까지 일사천리로 보여준 북한의 태도는 사뭇 진지해 보인다. 날짜와 장소 등을 남측에 일임하고, 특히 판문점 연락채널 복구 등 우리 측 요구사안에 대해 즉각 개선한 점 등은 큰 진전이다. 미사일 도발도 모자라 핵찜질 등 갖은 위협과 험구를 쏟아냄으로써 야기된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로 전환된 것만은 틀림없다는 평가다.

주지하다시피 남북 간의 장관급 회담은 지난 2007년의 제21차 회담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듬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격 사망사건으로 인해 후속 회담이 열리지 못했고 이후 북의 갖은 도발로 모든 교류·협력 채널이 완전히 끊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나마 가동되던 개성공단도 최근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불허 조치로 잠정폐쇄된 상태다. 이제 6년 만에 재개되는 책임 있는 당국자 회담인 만큼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해묵은 과제들에 대해서도 큰 진척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가급적 서로를 이해하되 일방적인 주장과 요구에 휘둘려서는 곤란하다. 과거에 집착해 옳고 그름을 지나치게 따지다보면 자칫 큰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지만 이번에 금강산 관광 중단사태나 개성공단 사태에 있어 재발방지책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류가 끊어진 이래 회담 재개까지 일관되게 유지해 온 우리의 신뢰 원칙과 냉철함을 끝까지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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