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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이 10년전 유로존 가입했더라면…
英경제, 경기 침체 유럽보다 ‘선방’
가디언 “유로존 미가입 결정 성공적”
獨 주도 경제회복땐 가입 가능성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한 독일이 이길까, 가입하지 않은 영국이 이길까?

10년 전인 지난 2003년 영국에는 유로존 가입을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결국 가입하지 않기로 했고 유로존은 독일을 중심으로 결집된 가운데 10년이 지났다.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지금 유로존 미가입에 대한 영국 내 평가는 ‘신의 한 수’였다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영국의 사정은 경제위기로 고통스러운 유럽의 상황보다는 그나마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출혈에도 불구, 유로존 재무위기가 진화될 경우 통일유럽 시장을 앞마당에 두게 된 독일이 ‘가장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유로존 창설로 일자리가 줄었고 경기가 침체됐다며, 이제 영국에서 유로 가입 문제는 당분간 논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이제 영국 내에서 유로존 가입을 줄기차게 주장하던 자유민주당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으며, 유로존 창설 프로젝트라는 환상은 끝도 없이 지속되는 긴축 정책과 더블딥 경기 침체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경기 침체는 18개월째 지속 중이고, 실업률은 12.2%를 기록한 데 이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결국 유로존 미가입 결정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영국이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기로 한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된다. 우선 2000년대 초 고금리를 유지하며 성장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낮은 기준금리가 영국의 상황과 맞지 않았다는 것. 이에 따라 통화 정책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과 영국 사이엔 이견이 있었다. 그 결과, 2000년대 중반 유로존 내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 엄청나게 낮은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버블이 초래됐다. 그 영향은 유로존 밖인 영국에까지 영향을 줬을 정도다.

한편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 ECB 내에서도 18.9%의 지분을 가진 독일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유로존 내에서 프랑스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 아래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영국의 미소가 더 커보이지만 영국도 유로존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영국이 영국다운 유럽을 원하듯, 유럽은 유럽다운 영국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로존 은행들에 예치된 자금 중 40%가 유로화 사용국이 아닌 영국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7년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는 영국은 독일 주도의 유로존이 경제 회복에 성공한다면 정반대로 유로존 가입 여부를 다시 검토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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